최근 우리나라 수출액 중 미국·일본 등 선진국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개도국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는 등 수출시장이 다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종 수출품목도 의류·선박 등에서 반도체·자동차 등으로 바뀌고 있으나 반도체 등 주종품목에 대한 편중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수출품목의 다양화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수출의 국별·상품별 다변화 추이」에 따르면 80년대 후반 70%에 달했던 미국·일본 등 대선진국 수출비중이 95년에는 49.9%를 기록, 절반 이하로 떨어졌으며 지난해에는 48.2%로 더욱 낮아졌다. 이에 반해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30%선에 불과했던 중국·동남아·중동·중남미·아프리카 등 개도국의 비중은 95년부터 절반을 웃돌기 시작, 지난해는 51.8%로 크게 증가했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이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86년 40%에서 지난해 17%로, 일본은 16%에서 9%로 각각 하락했다. 이처럼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비중이 낮아지면서 미국과 일본에서 우리나라 상품의 시장점유율도 지난 88년 각각 4.6%, 6.3%였으나 지난해에는 2.6%와 4.3%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상품의 경우 98년 기준으로 상위 5개 및 10개 품목 비중이 각각 33%, 43%로 미국(21%, 30%), 일본(28%, 37%)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일부 품목에 대한 편중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집적회로)의 비중이 12.2%인 데 비해 미국은 최대 수출품목인 항공기의 수출비중이 5%에 불과하며 일본은 최대 수출품목(승용차) 수출비중이 우리와 비슷한 13%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중 집적회로 비중은 95%며, 개별소자가 5%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80년대 후반까지 전체 수출의 2% 이상을 차지, 10대 수출품목이었던 영상 및 음향기기는 지난해 순위에서 밀려났으며, 90년에 전체 수출의 3.1%를 차지하며 10대 수출품목에 들었던 컴퓨터 주변기기의 수출비중은 95년 3.5%, 지난해 3.8%를 나타내는 등 꾸준한 순위상승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95년까지만 해도 10대 수출품목에 끼지 못했던 무선통신기기가 지난해 전체 수출액의 2.0%를 차지하며 10대 수출품목 반열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 수출시장이 미국·일본 중심에서 벗어나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으나 상품구조 면에서는 일부 주종품목 의존도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며 『특정품목에의 의존심화는 국내경제 전반의 안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다양한 수출품목 개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근우기자 kw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