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공중전화

 이동전화의 보급 확대와 공중전화의 운명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공중전화는 국민에게 보편적인 전화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이동전화는 이동중에도 통화할 수 있는 휴대성이 강점이다. 따라서 이동전화의 보급이 보편화하면 할수록 공중전화를 찾는 빈도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한국통신에 따르면 공중전화에서 올리는 매출은 지난해 3월을 기점으로 매월 줄어들다가 8월 이후부터는 급감해 지난해 11월 말 현재 전년대비 12%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동전화의 보급이 급속히 늘어났던 시점과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그렇다면 모든 국민이 이동전화를 1대씩 보유하고 있다면 공중전화는 필요없게 될까. 이에 대한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이동전화로는 데이터통신의 속도가 충분치 않아 그림과 도표 등 정보량이 많은 데이터를 유통시키기에는 능력부족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이동전화는 전파음영지역 등 전파상태가 좋지 않은 지역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으나 고정통신은 통화의 균질성, 즉 신뢰성이 이동전화보다 우월하다. 이밖에 통화요금에서도 공중전화는 이동전화에 비해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공중전화는 이같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이동전화의 보급 확대에 따라 그 위상이 위축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본에서는 적외선통신을 이용한 공중전화를 개발해 전화박스를 전화를 걸기 위한 장소가 아니라 어떤 정보라도 입수할 수 있는 정보소매점으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고, 또 NTT는 공중전화로 송금할 수 있게 하는 IC카드를 이용한 새로운 공중전화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동전화 충전소의 역할을 수행케 하는 등 용도의 다양화를 통해 생존의 길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공중전화는 현재 이같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 생존해 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안정된 데이터통신을 집 밖에서 다량으로 필요로 하는 시대가 도래하면 공중전화는 다시 사용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을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