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 연말경 10GB돌파 예상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가 지난 96년 초 기가바이트(GB)시대로 들어선 후 불과 4년 만인 올 연말에 10GB 시대에 돌입할 전망이다.

 HDD 업체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HDD 용량이 오는 2000년 이후에 10GB급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올 들어 데스크톱 PC용 HDD에 거대자기저항(GMR) 헤드를 장착하기 시작하면서 용량이 급속히 확대돼 올 연말을 기점으로 10GB급 HDD가 개인사용자용 제품의 주력모델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HDD 용량확대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는 GMR 헤드는 기존의 MR 헤드에 비해 디스크의 데이터 집적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차세대 기술 제품으로 그동안 일부 고가용 HDD에 채택돼왔으며 최근 가격이 급속히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퀀텀코리아·삼성전자·맥스터코리아·한국IBM 등 주요 HDD 공급업체들은 최근 GMR 헤드를 채택해 디스크 한 장당 5.1GB 이상 저장할 수 있는 대용량 제품을 새로 선보이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하면서 HDD 대용량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 회사가 내놓은 신형 HDD는 디스크 한 장에 5.1∼6.4GB를 저장할 수 있는 제품으로 디스크 두 장을 탑재할 경우 10GB를 넘는다. 특히 대용량을 선호하는 국내 PC 사용자들의 추세를 감안할 때 올 중반 이후부터는 8∼10GB급 제품 수요가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관련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불과 4년 만에 10배 이상의 용량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PC 사용환경이 인터넷과 멀티미디어를 이용하는 쪽으로 급속히 진전되면서 HDD에 저장하는 정보량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 HDD 공급업체의 치열한 기술, 가격 경쟁으로 용량은 확대되면서 가격이 급격히 하락해 소비자의 가격부담도 덜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HDD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2001년이나 2002년경에는 20∼29GB급 HDD 제품 수요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HDD의 소비자 요구와 시장흐름이 예상을 앞지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