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BM이 스토리지 분야의 경쟁업체인 EMC와 30억 달러 규모의 부품 공급계약 및 기술제휴를 체결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양사의 합의에 따라 EMC는 향후 5년간 자사의 「시메트릭스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에 채용되는 디스크 드라이브를 IBM으로부터 공급받는 한편 점차적으로 마이크로프로세서나 첨단 주문형 반도체 등도 구입키로 했다. 또 이번 협약에는 스토리지를 비롯한 상대방 특허기술을 상호 라이선스하는 내용의 기술제휴도 포함돼 있다.
IBM과 EMC는 현재 스토리지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업체로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퀘스트에 의하면 EMC가 35%, IBM이 22%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제휴를 통해 IBM으로선 최대 경쟁업체를 고객이자 사업협력자로 끌어들이게 됐고 EMC도 비용절감과 함께 IBM의 첨단기술을 이용할 수 있게 돼 서로의 사업전략에서 모두 중요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와 함께 IBM의 EMC 제휴는 이달 초 델컴퓨터와 7년간 160억 달러 규모의 컴퓨터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한 지 불과 3주 만에 성사된 것으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사업을 대폭 강화하려는 회사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으로도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EMC 측은 이번 협약이 양사 시스템의 호환성이나 IBM의 「시메트릭스」 제조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해 협력관계 속에서도 독자적인 제품 전략은 그대로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또 분석가들도 EMC가 부품 조달선을 IBM으로 완전히 전환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구현지기자 hj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