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CATV망 구축 "지지부진"

 무선케이블TV망이 기존의 유선케이블TV망을 보완하는 전송매체로 주목받고 있으나 전송대역폭 부족, 고가의 가입자 장비 및 전송망 구축비용, 과도한 전파사용료 등의 문제로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케이블TV방송국(SO)들과 무선케이블TV 전송망사업자들이 기존의 유선망 대신 다채널 다지점 분배서비스(MMDS)나 지역 다지점 분배서비스(LMDS) 등 무선방식을 활용해 케이블TV 전송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나 채널대역폭의 부족, 고가의 가입자 장비 및 무선망 구축비용, 상향 주파수대역의 미확보, 과도한 전파사용료 등의 문제로 이를 적극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아날로그방식 MMDS의 경우 정통부 고시에 따라 20개 채널 이상을 전송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케이블TV는 기본채널 29개와 지상파·위성방송 등을 포함해 최소 39개의 채널이 필요한 데도 불구하고 MMDS는 채널수가 20개 이내로 제한돼 보급형 채널이나 국민형 채널밖에 운용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MMDS용 주파수는 향후 디지털오디오방송(DAB) 도입시 기존에 분배된 주파수 중 60㎒를 정통부에 반납토록 되어 있어 SO나 무선케이블망 사업자들이 MMDS 구축을 기피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과도한 무선망 구축비용과 고가의 가입자 장비도 무선케이블망 구축의 저해 요인이 되고 있다. 디지털방식으로 MMDS나 LMDS 구축시 SO의 헤드엔드시설에 채널별로 고가의 인코더를 설치하고 기지국을 확보해야 하는데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만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데다 가입자 장비인 디지털 세트톱박스의 가격도 600∼700달러 수준으로 현재 컨버터 구입비용을 훨씬 상회하다는 것이다.

 아날로그방식의 경우 무선망 구축비용이나 가입자 장비의 가격이 디지털방식보다는 낮지만 현재는 주파수 사용조건이 까다로워 선뜻 투자하기 힘든 상황이다.

 무선케이블망 사업자에 상향 주파수대역이 분배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앞으로 케이블TV망을 활용해 초고속 인터넷, 주문형 비디오, 원격진료, 영상전화 등 부가서비스가 활성화될 경우 무선케이블망 사업자들이 상향 주파수대역을 활용해야 하는데 정통부측은 상향 주파수대역을 가입자회선(WLL) 사업자에는 분배하고 있으나 무선케이블망 사업자에는 아직 분배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무선케이블망 사업자들은 통신 사업자들의 회선을 이용해 비대칭방식으로 상향서비스를 제공해야만 한다.

 전파사용료가 비싸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케이블TV방송은 전송 채널수가 수십개에 달해 전파료 부담이 많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무선케이블망 구축시 SO당 연간 전파료 부담이 1억원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블TV업계는 이같은 제반요인 때문에 무선케이블망 구축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정부에서 획기적인 무선케이블망 지원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전송대역폭의 확대, 주파수사용 제한조건 완화, 상향 주파수대역의 분배, 전파사용료 감면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케이블TV업계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주무부처인 정통부는 현재 아날로그방식 MMDS는 케이블TV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판단 아래 가급적 LMDS대역인 26㎓대역을 활용토록 유도하거나 디지털 MMDS방식의 도입을 적극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