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업계, 시설투자 "꿈틀"

 올해 국내 기업들의 시설투자가 최근 경기지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1.6% 증가에 그치지만 전자·전기업체들은 지난해 45%나 줄었던 시설투자를 올해 15% 정도 늘려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들이 자동화·합리화·연구개발에 대한 시설투자를 큰 폭으로 늘릴 계획으로 있는 등 기존의 사업확장적 투자에서 점차 생산성이나 연구개발을 중시하는 투자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2일부터 17일까지 제조업 및 비제조업 매출액 순위 500대 기업(응답업체 431개 업체) 투자관련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올해 기업 시설투자 계획」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올해 시설투자 규모는 지난해 25조9219억원에서 1.6% 증가한 26조3465억원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보면 지난해 시설투자가 4조4259억3000만원으로 전년대비 47.7%나 감소했던 전기·전자업종(응답업체 41개사)은 올해 5조862억7000만원을 투자할 계획이어서 지난해보다 14.9%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50%나 축소됐던 조립금속기계업종(35개사)도 올해 46.8%나 늘어난 8300억원의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자동차업종(39개사)은 26.5% 증가한 2조9008억원 정도 투자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1차금속·종이제품·비금속광물 등의 업종은 올해 시설투자를 작년보다 20∼45% 정도 축소시킬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기업들의 시설투자 내용을 보면 타업종 진출(마이너스80.6%)과 기존시설 확장(마이너스2.6%) 등 생산능력 증대를 위한 투자는 큰 폭으로 축소하는 반면 자동화·합리화(25.4%), 에너지 절약(23.4%)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합리화 투자와 연구개발투자(14.8%)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기업 구조조정과 부채비율 감축에 대한 부담 등으로 기업들이 기존처럼 사업을 확장하는 데서 벗어나 생산성 향상과 연구개발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들의 연구개발(R&D) 투자는 주로 기존 제품의 개량 및 고품질화(48.3%)와 기존 업종에 속하는 신제품 개발(31.7%)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제품 개발과 기초연구는 각각 6.5%, 2.2%로 비교적 관심이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구근우기자 kw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