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업실> 샌더&어소시에이츠

 샌더&어소시에이츠사는 최고의 스크린세이버업체를 꿈꾸는 소호업체다. 이 회사는 번듯한 사무실 하나 없다. 성신여대 사거리 서울은행 뒤편 주택가에 위치한 가정집 2층이 이들의 작업공간이다.

 『뭐 사무실이랄 것도 없죠. 우린 그냥 아지트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매일 잠을 자면서 일하는 친구도 있지만 대부분은 재택근무를 하면서 일주일에 두세번 정도 얼굴을 내밀죠. 독일에 있는 친구 빼고 전원이 모이는 것은 아이디어회의를 할 때뿐이죠.』

 헐렁한 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이상두 사장(44)은 편안한 차림만큼이나 여유있는 표정이다.

 이 사장은 원래 10년 이상 의류수출업 분야에 몸담았던 베테랑 무역상. 나이 마흔에 인터넷 비즈니스에 뛰어들어 이제 4년째 접어들었다. 처음엔 혼자였지만 이젠 20대의 젊은이 8명과 함께 일한다.

 샌더&어소시에이츠를 대표하는 아이템은 스크린세이버. 한국어·일본어·영어·독일어·프랑스어 5개 국어로 서비스하고 있는데 올해안에 스페인어·중국어·스웨덴어·이탈리아어 4개 국어 버전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월평균 매출은 인터넷 광고수입 8000달러.

 『집세 내고 웹호스팅 비용 제하고 나면 남는 것이 별로 없죠. 그래서 월급이라기보다 직원들 용돈 정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이 사장이 이처럼 낙천적일 수 있는 이유는 샌더&어소시에이츠가 운영하는 8개 사이트의 하루 방문객 수가 6만명에 이르고 그중 하나인 「http://www.screensavershot.com」의 경우 3만명 이상 접속해 사이버세계에서의 인기를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접속속도만 무시한다면 광고수익을 늘리는 것도 어렵지 않죠. 하지만 인터넷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보자는 게 우리들의 목표입니다.』

 이들의 계획은 「스크린세이버 메이커」라는 이름의 툴킷을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것. 쉽고 재미있게 스크린세이버를 만들어주는 소프트웨어다. 마니아들 사이에 인기있는 스타더스트(Stardust)사의 스크린세이버 툴킷은 270달러. 쓸데없는 액세서리 기능을 덜어내고 유통과 마케팅비용을 빼면 29달러까지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스크린세이버는 검색엔진과 비교될 만큼 상품성이 뛰어난 제품입니다. 그동안 1000여개의 스크린세이버를 만들었고 그 노하우를 그대로 담아낸 툴킷이기 때문에 판로는 전혀 걱정하지 않습니다. 온라인 판매만으로도 베스트셀러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다는 걸 입증할 겁니다.』

 집기도 변변치 않은 사무실에서 일하지만 이들은 초라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인터넷이 진짜 이들의 일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