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케미스(대표 박병형)는 도스환경의 케이스 툴인 「예스맨 시리즈」부터 중소기업용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인 「예스 ERP」까지 개발한 케이스 툴 전문업체다. 이 회사는 지난 96년 국내 최초의 윈도환경 케이스 툴인 「예스 윈」을 개발할 정도로 케이스 툴 분야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요즘 케미스는 케이스 툴보다 Y2K분야에서 더 큰 명성을 올리고 있다. 최근 이 회사는 밀레니엄버그를 자체 해결할 수 없는 중소기업과 정부 관련기관의 Y2K 해결사로 명성을 얻으면서 올해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20배 이상 책정할 만큼 상종가를 치고 있다.
Y2K분야에서 이 회사가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데는 Y2K솔루션을 개발하려면 그 저변에 케이스 툴 관련기술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 즉 케이스 툴 기반기술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으면 Y2K솔루션 개발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Y2K문제가 본격적인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지난해 외국산 Y2K솔루션을 자세히 살펴본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Y2K솔루션 대부분이 케이스 툴 관련기술로 제작되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지요. 그래서 서둘러 Y2K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박 사장은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이 워낙 탄탄했기에 Y2K제품 개발은 의외로 쉽게 진척되었다고 밝힌다. 초기에는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막상 Y2K솔루션인 「에스! 2000」이 출시되자 국내외에서 큰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순수 자체 기술로 개발한 「에스! 2000」은 밀레니엄버그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프로그램을 분석해 자동 변환시키는 검색엔진으로 대형컴퓨터·유닉스·PC 등 다양한 시스템에서 밀레니엄버그를 제거하는 범용성 프로그램.
외국산 일색인 국내 Y2K시장에서 활용하기 쉽고 외국 제품보다 10배 싼 솔루션의 등장은 외화절감 효과와 동시에 거의 무방비상태에 놓인 중소업체의 Y2K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주었다. 현재 이 솔루션은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중소기업 Y2K문제 해결 대표제품으로 공인받는 등 국내 처음으로 소프트웨어의 자산가치를 3억6000만원으로 인정받는 기록도 세웠다.
또 한미은행에 공급하면서 국내 툴로는 처음으로 은행권 사이트를 확보한 데 이어 해군본부·대전광역시청 등 수십여곳의 관·민·공기업에 영향평가 컨설팅을 제공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인정을 받은 케미스의 제품들은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컴덱스 쇼」에서 미국 컴퓨터업체인 하논(HANON)아메리카와 1000만달러의 Y2K 수출계약을 체결, 앞으로 20년간 지속적으로 공급키로 하는 기록도 세웠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로는 처음으로 Y2K솔루션을 대규모로 수출한 케미스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현재 이 지역 전역에 걸친 Y2K 해결 독점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또 중국·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에 5억달러 상당의 수출협상을 끝냈으며 앞으로는 유럽·구미지역 등 전세계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로 했다.
이와 함께 케미스는 지난해부터 유통과 학원사업을 전문화하기 위해 「케미스 정보」라는 법인체를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Y2K문제를 중심으로 국산 소프트웨어 발전을 위한 학원사업 및 영업관리, 고객지원, 협력사 관리를 맡고 있다. 이밖에 숭실대와 공동으로 학원사업에 나서 밀레니엄버그 전문가와 컨설턴트 양성, 해외 송출사업 등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같은 사업확대에 힘입어 케미스는 지난해 8억원의 매출이 올해는 당초 목표인 200억원을 훨씬 초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연기자 y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