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화제> 가상게임 로티서리 "와인드업"

 박찬호 선수가 뛰고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을 자신이 직접 운영한다면 어떨까. 아마 홈런왕인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를 한 팀에 집어넣고, 그레그 매덕스와 박찬호를 투수로 기용하는 그야말로 드림팀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인터넷 사이버 공간에서는 이같은 일이 꿈이 아닌 현실로 벌어지고 있다. 팀을 만들고 실제로 메이저리그가 벌어지는 4월부터 10월까지 이들을 자신의 팀 선수로 해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야구경기와 똑같이 3명의 투수진과 9명의 야수들을 기용해 팀을 만든다. 물론 인터넷에서 직접 게임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이 게임은 실제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이 선택한 선수들의 성적을 그대로 자신의 팀 점수로 환원해 종합점수를 얻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내 팀에 소속된 박찬호 선수가 그날 실제 게임에서 한점도 내주지 않고 완봉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면, 그날의 가상 팀성적에서 1백점의 점수를 올리는 것이다. 반대로 내 팀에 소속된 마크 맥과이어가 홈런을 두방 날렸다면 30점씩 60점의 점수가 가산된다.

 이와 같이 팀에 소속된 선수들의 점수 합산이 그날의 팀성적이 된다. 이같은 방식으로 점수를 합산해 리그 막바지에 이르면 우승팀을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가상 게임리그 도중에 드래프트에 의해 선수를 교체할 수도 있다.

 이러한 가상 게임방식을 「로티서리(Rotisserie)」라 부른다. 로티서리란 원래 고기를 꼬치에 구워 먹는 기구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같은 기구를 이용하는 레스토랑을 지칭하기도 한다. 미국의 한 로티서리 레스토랑에서 몇 명의 사람들이 종이에 적어 이 게임을 처음 시작했기 때문에 이같은 가상게임을 로티서리라고 부르는 것이다.

 현재 인터넷에서 즐길 수 있는 로티서리 게임은 스포츠 케이블TV인 ESPN이 운영하는 「판타지 게임」과 야후에서 최근 시작한 「판타지 베이스볼 게임」이 대표적이다.

 이미 지난해 세계 리그전을 시작해 네티즌의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ES PN의 서비스(http://games.espn. go.com)는 메이저리그 야구를 비롯해, 농구·골프 등 다양한 프로스포츠 경기를 즐길 수 있다. 단점은 한 게임을 즐기는데 25달러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야후의 판타지 베이스볼 게임(http://fantasy.yahoo.com/baseball/)

은 경기방식은 ESPN과 거의 같으면서 무료이기 때문에 많은 네티즌들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들 서비스에서는 실제 경기결과를 자동으로 분석해 사이버 팀의 점수 부여를 자동으로 해주고, 각 사이버팀의 경기결과와 선수기용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비평도 제공하는 등 서비스 차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에도 스포츠서울의 인터넷 방송국 서비스인 「매직고고(http://www.gogo.co.kr)」에서 지난해 국내 프로야구 구단을 대상으로 한 「프로야구 리그」경기를 개최한 바 있다.

 이밖에 이곳에서는 올해 프로농구 리그에도 로티서리 게임방식을 도입했으며, 경마를 응용한 돼지달리기 게임의 경우 사내에서 점심값 내기로도 사용하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크낙정보통신에서는 올해도 프로야구리그를 대상으로 로티서리 게임을 운영할 계획이어서 국내 야구팬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