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업체들, SOC 행보 빨라져

 세계 반도체업체들이 SOC(System On Chip)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스코틀랜드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적재산권거래소(VCX)는 최근 지적재산권(IP) 개발 및 판매 관련 기업들의 연합체인 RAPID(Reusable Application Specific Intellectual Property Developers)와 IP 거래 관행을 마련하기 위한 연합체를 구성했다.

 SOC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세계 반도체업체들의 노력이 보다 구체화된 셈이다.

 이 연합체는 각 기구의 회원으로 구성된 전담반을 구성, IP관련 기업들의 효율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IP 판매 및 구매 모델을 구축, 오는 7월부터 정식으로 IP가 거래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여기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자사가 필요한 IP를 어느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지 알게 되며 적정한 가격을 주고 이를 사거나 자사의 IP와 교환할 수도 있어 SOC 개발이 보다 용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VCX 개념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 97년. 스코틀랜드가 유럽 반도체사업의 메카가 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인 알바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SOC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반도체업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내세운 것이 바로 VCX다.

 SOC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IP를 보유해야 하는 것이 필수다. 반도체업체들이 모든 IP를 보유하기는 불가능하므로 이를 보유하고 있는 다른 업체로부터 로열티를 주거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각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IP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아 이같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개발하는 예가 드물며 대부분의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자체적으로 개발했더라도 타사가 먼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면 특허침해 등의 이유로 분쟁이 일어날 소지가 크다는 점이다. 결국 힘들여 반도체를 개발했더라도 물거품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그 회사는 치명적인 손해를 보게 된다.

 VCX는 이같은 점을 고려, 각 반도체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IP를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도록 IP 거래소를 만들자는 취지로 지난 97년 설립됐으며 창립회원으로 모토롤러·지멘스·노키아·도시바·TSMC·케이던스 등 12개사가 등록돼 있다. 회원사로는 98년말 기준으로 4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해외업체들의 활발한 움직임과 반대로 국내업체들은 현재까지도 이를 수수 방관하고 있는 상태다. 한 업계 전문가는 『향후 반도체 산업 주도권과 관련해 누가 먼저 SOC 제품에 앞서갈 수 있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국내업체들도 해외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