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외국 오디오업체들이 한국시장 공략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 필립스를 비롯해 일본 파나소닉·소니·샤프·JVC·아이와 등 외국 오디오 업체들은 최근 들어 IMF 여파로 인해 국내 오디오업체들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틈을 이용해 내수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내세워 고가 전략을 구사해온 외국 오디오업체들은 올 들어 수입선다변화 해제를 계기로 한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전략 아래 동남아시아 현지공장에서 생산한 보급형 제품을 국산 제품과 가격차이가 거의 없는 수준에 판매, 시장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P사의 미니 컴포넌트 오디오의 경우 한국 소비자들에게 디자인과 음질이 좋은 것으로 인식돼 있는 데다 요즘 들어 사실상 가격차이가 거의 없어짐에 따라 월 6천∼8천대씩 판매되는 등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외국 오디오 업체들은 CD리코더와 미니디스크(MD)플레이어 등 아직까지 국내 업체들이 기술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차세대 제품을 집중 공급함으로써 한국 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소니·아이와·JVC 등이 한국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으나 최근 들어 파나소닉과 필립스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외국 업체들 간의 주도권 다툼이 한층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에 반해 해태전자에 이은 아남전자의 부도 여파로 부품업계와 유통업계가 동요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입지는 오히려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오디오 산업을 대표하는 해태전자와 아남전자의 경영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칫 국내 업체들이 외국업체들의 들러리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