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진공청소기 시장선점 신경전

 LG전자가 신혼수요를 겨냥해 99년형 진공청소기 신제품 「진동팍팍」을 내놓고 이달부터 「침대진단 클리닉」 등 각종 캠페인을 준비해 시장선점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신제품 출시시기를 앞당기느라 부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99년형 주력 신제품 출시를 당초 5월 정도로 계획하고 있었으나 LG전자가 지난 2월 예년보다 두세달 빨리 기습적으로 신제품 시판에 들어감에 따라 긴급히 대책마련에 나선 것.

 이는 LG전자가 지난해 판매부진을 만회하는 한편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대우전자의 공백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풀이되며 이같은 입장은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특히 양사가 내놓을 예정인 올해 신제품은 기존 고흡입력·저소음 등 유사한 콘셉트를 소구해왔던 것과는 달리 LG전자는 알레르기의 원인인 집먼지 진드기를 없애는 위생성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고 삼성전자는 아직 밝히고 있지 않지만 사용상 편리성 등 전혀 다른 쪽으로 추진하고 있어 두 업체 모두 시장선점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때문에 더욱 예민해져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신제품 출시시기를 3월말로 앞당기고 늦어도 4월 초에는 양산을 시작해 시판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막바지 준비작업을 한창 벌이고 있다.

 또한 새로운 콘셉트의 신제품을 소비자들에게 부각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홍보·판촉작업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먼저 시판에 들어간 LG전자도 이에 대응한 또 다른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의 경쟁이 위축돼 있는 진공청소기 내수시장에 활기를 줄 수도 있겠지만 과거처럼 마케팅 비용을 과잉부담하는 등 과당경쟁은 피해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