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대리점들이 4월 1일자로 의무가입기간이 폐지되고 서비스사업자들의 보조금 지급이 제한되는 것에 대비해 치열한 고객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단말기를 많이 확보한 대리점과 그렇지 못한 소형점들의 고객유치전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부가 1일부터 서비스사업자들이 대리점에 각종 보조금 지급을 제한하기로 하면서 앞으로 이동전화 신규 가입비용이 현재보다 15만원 가량 오를 것으로 알려지자 용산 전자상가·테크노마트의 이동전화 매장에 가입비 인상 전에 이동전화를 개통하려는 고객들이 대거 몰려 들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특히 지난 29일부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대부분 대리점들은 고객들을 그동안 재고로 가지고 있던 두세 모델만으로 서비스에 가입해주고 있으나 재고가 없는 못한 일부 소형 대리점들은 찾아온 고객을 그냥 되돌려보내거나 예약가입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30일 용산전자상가에는 「단말기 품절」 「30분간 휴점」 등의 안내문을 부착하고 여분의 단말기를 찾아나서는 대리점도 10여곳에 달했다.
이들 대리점은 매장을 찾은 고객을 되돌려보내거나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가입하는 것을 전제로 예약가입을 받기도 했지만 여분의 단말기를 구하지 못해 제품공급이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용산전자상가에 있는 한 SK텔레콤 대리점 사장은 『지난주만 해도 하루에 100여대를 개통하는 데 그쳤으나 이번주 들어서는 가입자들이 크게 늘어 30일 하루 만에 400여대를 개통했다』며 『오늘은 오전중에 그동안 재고로 갖고 있는 모든 물량을 소진하고 본사 추가 물량 공급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PCS 업계도 마찬가지다. 테크노마트에서 PCS 대리점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사업자로부터 공급받는 물량이 주문량의 20%도 채 되지 않아 가입희망 고객을 그냥 돌려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중소형 대리점들이 이처럼 단말기가 없어서 못파는 상황인 데 반해 대형 대리점들은 비교적 여유있게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 이들 대리점은 넉넉한 재고는 아니지만 그동안 도매로 판매하던 것을 소매로 전환해 판매하고 있다. 특히 전자랜드처럼 전국 상권을 대상으로 하는 업체들은 지방매장에 남아 있는 단말기까지 용산으로 집중시켜 가입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단말기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최근 인기가 높은 「스타택 디지털」이나 「SCH-800」 등 폴더형 단말기 가격이 지난달 중순에 비해 2만∼3만원 정도 올라 이들 단말기를 확보하고 있는 대형 대리점들은 연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단말기 수급불균형과 관련한 대형 대리점과 소형 대리점간의 이러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가개통 물량이 없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 말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