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전자신문과 인연을 맺은 것은 80년대 말 LGEDS에서 PC용 소프트웨어 개발업무를 맡으면서부터다.
학교 졸업 후 회사에서 대형 컴퓨터와 관련된 업무만 담당하다가 하루 아침에 PC로 부서를 옮긴 까닭에 무엇보다도 전문지식과 정보의 부족을 절감했다.
전자신문은 바로 그때 구세주처럼 나타났다. 그러나 LGEDS는 당시 전자신문을 부서별로 한 부씩 구독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부 팀장들 사이에서만 회람되었을 뿐 사원들에게는 읽을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
정보에 메말라했던 나는 신문사로 전화를 걸어 신문을 집으로 배달해달라고 신청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10년이 넘도록 구독하고 있다. 내가 부서 이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PC관련 기술 및 업계동향까지 꿰뚫는 「정보통」이 되었던 것은 순전히 전자신문을 열심히 읽은 덕분이었다.
몇년 후 전자신문은 또 한번 나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LG그룹이 매년 실시하는 사내 비전을 발표해야 하는데 공교롭게도 팀장은 장기 해외출장을 떠나고 자리에 없었다. 할 수 없이 내가 나서서 당시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멀티미디어 사업전망에 대한 자료를 만들어야만 했다.
전반적인 사업성 검토는 물론 경쟁회사 움직임까지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첫날부터 준비해야 할 자료가 산더미 같았다.
더욱이 다른 팀은 수년간 누적된 자료가 있어 문제가 없었으나 당시 새롭게 이슈가 되고 있던 멀티미디어 관련 자료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오전 내내 고민하다가 갑자기 전자신문이 떠올랐다. 곧장 사내 자료실로 가 지나간 신문철을 꺼내 한 장씩 넘겨 나가자 서서히 고민은 미소로 바뀌어 갔다.
지금은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다시 새롭게 전자신문을 접하고 있다.
적어도 내게 있어 전자신문은 지금까지 나의 사회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동료이면서 한편으로는 나를 지도해준 선배사원 역할을 하였으며 이러한 나의 동반자 역할은 내가 사회생활을 해가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