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부품산업을 이끌어왔던 1세대가 무대 위에서 사라지면서 부품산업의 인맥도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1세대인 강진구 삼성전기 회장과 김광호 전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퇴장하면서 2세대와 3세대의 인맥들이 생겨나고 있다.
또한 전통적인 부품산업인 인쇄회로기판(PCB)의 대덕산업과 콘덴서분야에서 삼화콘덴서 등을 경영해오던 1세대들이 점차 손을 떼기 시작하면서 2세들에게 경영권을 이양하고 있다.
인맥들의 부침이 심한 가운데 90년대들어 선보인 트랜지스터 박막 액정표시장치(TFT LCD)와 통신부품업계에서는 새로운 인맥들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인맥은 순수 국내 토종파와 재미 과학자파 두갈래로 이루어졌다. 토종 인맥으로는 「영원한 반도체 대부」로 불리는 강진구 현 삼성전기 회장과 이윤우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사장을 들 수 있다.
「메모리업계의 신동」 「초고속 승진」 등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대표적인 엔지니어로 이름을 떨친 진대제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대표(부사장)는 서울대학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스탠퍼드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휴렛패커드와 IBM 왓슨연구소 등을 거친 엘리트다.
역시 서울대와 MIT를 거치며 스탠퍼드대학에서 연구원 활동을 한 현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부사장)도 64M와 256D램 개발을 주도하면서 핵심 인맥을 거느리고 있다.
후발업체인 현대전자의 반도체 인맥은 삼성전자 출신과 재미 과학자 출신으로 구별된다. 삼성 출신으로는 현 현대반도체 미주법인인 HSA법인장인 주승일 전무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반도체부문 오계환 부사장(AT&T 벨연구소 출신)과 오춘식 이사(IBM), 황인석 디스플레이연구소장(벨연구소), 박흥섭 전무(스탠퍼드대) 등이 재미 과학자 인맥을 이루고 있다.
TFT LCD업계는 역사가 일천하다보니 아직까지 이렇다 할 인맥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AMLCD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이상완 부사장(50)은 반도체 출신이다. 반도체에서 잔뼈가 굵은 이 부사장은 한양대 출신으로 반도체 제조부장과 생산담당이사를 거쳐 TFT LCD사업부장을 맡아 일본 샤프사를 제치고 세계 제1위의 TFT LCD 생산업체로 키워왔다.
개발부문을 맡고 있는 석준형 상무(51)는 영입파의 선두주자. 서울대 출신으로 지난 96년 IBM에서 삼성으로 스카우트된 석 상무는 TFT LCD의 기초기술 개발을 전담해오고 있다.
LGLCD에서는 주로 전자 출신이 상층부를 형성하고 있다. 김선동 사장(58)은 삼성과 경쟁에서 항상 승리를 거두는 맹장으로 LG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다. 인하대 출신으로 LG전자의 비디오사업부장과 TV SBU장을 거쳐 LCD사업을 이끌어오고 있다.
LCD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기선 상무(52)도 전자출신이며, 기술개발을 맡고 있는 이춘래 상무(51)는 73년 LG전자에 입사한 이후 LG전자 안양연구소장을 거쳤다.
국내 PCB산업은 지난 69년 현 대덕전자·대덕산업 대표이사 회장인 김정식씨가 대영전자의 한 사업부로 출발하면서 시작, 여전히 1세대들이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후발세대들의 성장도 눈부시다. 대덕산업의 김연혁 부회장, 대덕전자의 김성기 사장, 대덕산업의 유영훈 사장, 맹주열 기주산업 사장, 박창국 우진전자 사장 등이 제2세대 PCB 경영인으로 꼽히고 있다.
커넥터분야는 우영의 박기점 사장과 한국몰렉스의 정진택 사장, 골든콘넥터사업의 윤여순 사장 등이 2세대로 꼽힌다.
텔컨의 김윤영 사장과 한림전자의 박기남 사장, 골드콘정보통신의 이찬주 사장, 성경정밀의 성경모 사장 등도 새로운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
<부품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