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일간 8주년> 전자정보통신 5대 그룹.. 삼성

 「256SD램 세계 최초 양산을 통한 메모리 반도체분야 기술주도 기업으로 부상」 「박세리 선수 98년 미국 LPGA 4연승」 「삼성전자, 세계 최고 투자가치 기업으로 평가」 「인재양성과 기술개발을 바탕으로 최고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삼성의 경영이념에서 비롯된 결정체들이다.

 삼성은 창업 이래 반세기 동안 이같은 경영이념과 기업정신을 토대로 「하나의 문화」를 가진 세계 속의 「삼성」을 일궈 왔다. 삼성의 성장비결은 삼성물산공사 시절부터 인재를 중심으로 하는 기업경영 풍토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57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했던 곳이 삼성이다.

 현재 삼성이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기술개발·디자인·인재양성이다. 기술개발측면에서 보면 256SD램 양산이 결정체다. 무선통신부문에서는 올림픽 파트너로서 활동할 만큼 관련 기술력을 널리 인정받고 있다. 디자인부문도 문화의 표현이자 기업철학이며 상품의 가치를 높여주는 지식분야로 판단,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인재양성측면에서는 창의적이고 상호교류가 가능하도록 하는 「열린 마음, 열린 행동」을 지닌 사람을 양성해 나가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삼성은 21세기 기업환경은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정보기술의 발달로 국가적·지역적 문제가 순식간에 세계적인 문제로 비화되며 단 한번의 사소한 실수로도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 있는 위험이 상존, 일류만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삼성은 최근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응, 「회사도 바뀌어야 하고 임직원도 바뀌어야 한다」는 대원칙을 마련했다.

 이 원칙은 인사의 전략방향에서도 잘 나타난다. 삼성의 인사전략은 크게 연공서열주의에서 벗어나 능력·성과주의 방식을 채택하고 양적·집단적 인사관리에서 질적·개별적 인사관리, 평등과 형평 중시에서 합리적 차별화를 확대해 나가는 등 크게 세가지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업적과 능력이 탁월한 인재를 과감히 발탁하고 금전적으로 인센티브를 통해 더 많은 기회와 보상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또 삼성은 기존의 지능형 인재상에서 21세기에는 경쟁력이 「별난 것이 아름답다」는 데 있다고 보고 창의형으로 인재상을 새롭게 정립했다. 이에 따라 채용방법도 대폭 전환했다.

 기존의 공채·신입 위주 채용에서 벗어나 수시로 경력을 중심으로 진입을 차별화했으며, 「순혈주의」 인사관행에서 벗어나 「혼혈주의」 인사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분야별 전문인력을 과감히 특채해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에 따라 최근 7명의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를 채용했으며 공인회계사·신춘문예당선자 등 특이 경력자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삼성은 이같은 채용방식이 자리잡을 경우 자연스럽게 연공적인 인사관행과 연공의식이 붕괴되고 개인의 능력과 시장가치에 따라 평가받고 보상받는 관행이 정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전반적인 인사전략의 변화로 기존 연공서열에 의존해왔던 임원인사 기조도 변화할 수밖에 없게 됐다. 철저한 성과와 업적, 프로로서의 강인한 자세·자질을 기준으로 승진인사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경영상의 업적·성과가 탁월한 인물은 직위·체류연한·연령 등에 구애받지 않고 2직급 발탁하는 등 대발탁하기로 했다. 올해만 하더라도 2직급 발탁자만 4명이나 됐고 발탁 1년 만에 또다시 발탁된 임원이 11명에 달했다.

 특히 상무급 이상 고위임원의 경우 총 승진자의 40%가 발탁승진했다. 삼성은 이처럼 임원인사에서 보여준 과감한 발탁인사·성과주의 기조를 간부·사원의 승격인사에도 그대로 반영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이같은 인사전략을 통해서만이 21세기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으며 고객에게 주고자 하는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근우기자 kw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