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일간 8주년> LG 구본무 회장

 구본무 LG 회장(55)은 한 분야를 팠다 하면 그 방면의 전문가 수준에 이르러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집념이 강하다. 이러한 집념으로 구 회장은 보수적이고 우직한 기업으로 인식돼 왔던 LG를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기업으로 바꿔 놓았다.

 그러나 구 회장은 진취적인 기상을 강조하면서도 LG의 전통적인 자율경영·정도경영 이념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구 회장은 95년 2월 회장에 취임하면서 『남이 하지 않는 것에 과감히 도전해 세계 초우량의 LG를 만들겠다』며 『정도경영을 통해 고객은 물론 사원·협력업체·주주·사회에 대해 책임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구 회장의 취임 후 LG는 보수적이고 우직한 이미지를 탈피하면서 황소의 강한 힘과 도전을 추구하는 「챔피언 정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구 회장은 국내 가전업체로는 처음으로 냉장고의 성애제거장치에 이상이 발견되자 이를 공식 발표하고 이미 팔린 1만3000대의 LG냉장고를 무상수리 또는 교환해준 적이 있다. 이를 지켜본 그룹 직원들은 『옛날 같았으면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에게만 무상 수리해주고 어물쩍 넘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 회장은 소비자에게 정직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오히려 신뢰를 쌓는다는 마음으로 결단을 내렸다.

 추진력이 강하면서도 감수성이 예민한 그는 오래 전부터 「럭키금성」, 이를 줄인 「럭금」이라는 이름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고 한다.

 LG로 그룹 이름을 바꾸는 데는 구 회장의 이런 뜻이 반영된 것이다.

 구 회장은 96년 3월 27일에는 2005년에 세계 최고기업이 되겠다는 경영전략인 「도약 2005」를 발표했다. 창립 50주년인 97년부터 이를 기념해 3월 27일을 그룹 창립기념일로 정했다. 계열사마다 달랐던 종전의 창립기념일을 임직원들의 일체감 조성을 위해 하나로 묶어놓은 것이다.

 구 회장이 이처럼 세계 일류를 추구하며 기업의 변신을 꾀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과 일본 등 세계 제일을 다투는 선진국에서 학문을 수학하고 근무하면서 직접 체험한 경험이 바탕이 된 것이다. 구 회장은 미국 애슐랜드대학에서 공부하면서 미국식 경영학과 선진 경영기법을 익혔으며 LG전자 일본지사 근무를 통해 일본과 기업문화를 공부, 국제적인 감각을 익힐 수 있었다.

 구 회장은 안정을 위주로 한 보수적 기업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임직원들에게 철저한 능력주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주의를 통해 『초우량 LG를 만들자』고 독려하며 『글로벌 경영에서는 1등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 『신규사업을 시작하면 반드시 1등을 해야 한다』고 자주 강조했다.

<구근우기자 kw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