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영, 열린 경영, 기술의 대우」.
여타 그룹의 경영목표와 달리 다소 묵직한 느낌, 바로 이것이 대우 고유의 색깔이다.
「세계경영」이란 캐치프레이즈에서도 잘 나타나듯 대우는 우리나라 기업 중 가장 적극적으로 세계시장을 향해 질주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라 할 수 있다. 빅딜 와중에 있는 대우전자만 하더라도 멕시코를 비롯해 베트남·폴란드·영국·프랑스·러시아 등 6개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으며 이들 현지법인은 세계경영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고객 및 주주들로부터 신뢰를 바탕으로 탄탄한 경영토대를 마련한다는 전략에 따라 「열린 경영」을 표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업계 최초로 대부분의 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인터넷에 기업공시를 하는 전자공시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대우의 빼놓을 수 없는 또다른 특징은 공격경영이라고 할 수 있다. 대우의 공격경영은 90년대초 「기술대우」라는 모토아래 제품의 불량률과 고장률을 큰 폭으로 끌어내리면서 튼튼한 제품이미지를 부각한 「탱크주의」상품들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확보한 자신감을 토대로 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공기방울세탁기와 개벽TV·냉장고 등 가전제품들이 대부분이다.
대우의 이러한 기술력을 토대로 한 공격경영과 세계경영은 이제 한단계 더 나아가 「현지화」 내지는 「토착화」를 꾀하는 이른바 다국적 기업으로 성큼 성장해 나가고 있다.
대우의 인사문화도 마찬가지다.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공격적이고 열려 있는 경영을 추진하기 위해 국제적 감각을 지닌 인사들이 주요 임원으로 포진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대표적인 국제통 임원은 전주범 대우전자 공동대표다. 전주범 대표는 (주)대우의 무역과 기획부문에서 다양한 실무경험과 실력을 쌓았으며 대우전자로 이적해 수출부문과 VCR사업부문을 담당, 사업감각을 익혔고 대우전자 유럽사업단장 업무를 수행하면서 직접 세계경영을 해왔던 인물이다. 그는 또 대우그룹에서 대표적인 발탁인사로도 꼽힌다. 그는 배순훈 전 회장이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발탁되면서 대우전자를 이끌어가는 수장으로 상무에서 사장으로 3등급 승진하기도 했다.
이밖에 계열사 사장에서 이사에 이르기까지 주요 임원 대부분이 해외통이거나 기술통으로 「기술대우, 세계경영」에 부합하는 전문인사들로 채워져 있다.
대우의 인재양성과정은 세계경영·열린 경영과 무관치 않다. 외국어교육은 필수적이며, 국제거래법과 파이낸스부문에 강한 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해외주재원 풀제도 운영을 통해 직무교육과 계층별 우수인력교육을 계열사별로 시행하고 있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미국의 미시간대학과 보스턴대학에 MBA과정을 개설,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미시간대는 3기, 보스턴대는 2기까지 배출한 상태다. 미시간대에 개설한 MBA과정은 과·차장 위주로 운영되고 있고 보스턴대의 프로그램은 부장·이사급 이상으로 각각 40명 정도다.
이밖에도 지난해 아주대 경영대학원 서울분교를 대우재단빌딩에 개설해 금융부문을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있으며, 용인연수원 등을 통해 어학 집중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우는 앞으로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국내는 핵심조직만을 가져가고 나머지 사업은 모두 해외전진기지를 통해 추진한다는 게 기본적인 전략이다. 한마디로 국내에는 싱크탱크만 남기고 분사화를 통해 조직을 최대한 슬림화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사정책도 소수정예를 추구하며, 연봉제 도입을 통해 능력본위와 발탁인사 위주로 운영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대우는 연봉제 성공을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보고 각 사가 「목표관리제」를 시행토록 하는 등 연봉제에 대비하도록 하고 있다.
<구근우기자 kw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