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스톨먼은 리누스 토발즈와 함께 리눅스의 기초를 다진 양대 산맥 중 하나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그의 이름은 지난 84년 자유소프트웨어연합(FSF)을 창설하고 이를 바탕으로 GNU(GNU is Not Unix)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알려졌다.
비록 리눅스 커널을 처음 만든 사람이 리누스 토발즈지만 리눅스를 중심으로 전세계 개발자들이 공동작업을 하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 스톨먼이기 때문에 리누스를 「리눅스의 아버지」, 스톨먼을 「리눅스의 성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본지는 국내 리눅스의 활성화를 위해 국내 언론으로서는 처음으로 리처드 스톨먼과 전자메일 인터뷰를 시도했다.
그는 인터뷰 이전에 우선 『일반적으로 리눅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선입견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리눅스를 운용체계라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리눅스는 운용체계의 한 구성요소인 커널만을 지칭하지 운용체계 전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며 리눅스에 대한 올바른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러한 개념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리눅스를 운용체계가 아닌 「GNU/리눅스」라고 불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유소프트웨어 운동을 추진하게 된 동기는.
▲컴퓨터 사용자들은 서로 협력할 자유가 있다. 상용 소프트웨어는 사용자의 자유를 빼앗아 갔다. 따라서 사용자들이 자유를 확보하는 유일한 방법은 「상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는 방법」밖에 없다. 자유소프트웨어 운동을 통해 사용자들은 상용 소프트웨어를 거부할 수 있게 돼 결국 자유를 얻게 될 것으로 믿는다.
-지난해 한국에는 외환위기로 많은 실업자가 발생했다. 머지않은 장래에 리눅스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많은 일자리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컴퓨터와 소프트웨어가 국민 전체를 고용할 정도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과거의 사회에서는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법칙이 통용됐다. 농경사회를 예로 든다면 모든 사람들이 일을 해야만 함께 먹고 살기에 충분한 음식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사회, 나아가 정보사회에서는 더 이상 이러한 법칙은 적용되지 않는다.
정보사회는 모든 사람들이 일을 해야만 생존하는 사회는 아니다.
모든 사람이 일을 하는 사회는 오히려 생산성이 극도로 떨어진 사회일 것이다. 이제는 근본적으로 실업이나 직업을 갖고 있다는 개념을 바꿔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한국의 자유소프트웨어와 GNU에 대한 참여는. 만약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 한국에서 자유소프트웨어 계획에 참여할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아직까지 자유소프트웨어에 대한 한국인들의 참여는 저조한 편이다.
이 계획에 도움을 주고 싶다면 GNU 웹사이트(http://www.gnu.org) 「How Can I help」로 들어오면 된다. 자유소프트웨어에 대한 한국인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 결국 그 이익이 본인에게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리눅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데스크톱 OS로서 리눅스의 성공 가능성은.
▲먼저 지적했듯이 리눅스는 OS가 아니다. 리눅스는 GNU OS, 즉 GNU/리눅스에 이용되는 커널이다. GNU/리눅스는 충분히 대중화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많은 사용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GUI 환경이 이제 막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많은 리눅스 동조세력들이 힘을 모으고 있으며, 무료로 제공되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들이 개발돼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가고 있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한국을 방문할 계획은 있는지.
▲올림픽 개최 이전인 87년경 방문한 적이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조만간 한국을 다시 방문해 자유소프트웨어 운동에 나서는 사람들과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
한국 프로그래머들이 자유소프트웨어 운동에 적극 동참해주기를 다시 한번 기대한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