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눅스시장을 이끄는 기업들

오랫동안 리눅스는 사업대상이 아니었다.

 리눅스는 소수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이지 기업에서 쓰는 것이 아니라는 선입관이 리눅스를 사업의 영역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그동안 리눅스를 외면해왔던 대형 업체들이 잇따라 이 진영에 참여를 선언함에 따라 리눅스는 떠오르는 운용체계(OS)로 각광받기 시작했고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제품들도 속속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역시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이 하나둘 생겨나 리눅스의 성장과 함께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3월 설립된 리눅스코리아(대표 한동훈)는 리눅스 서버분야의 선두주자.

 이 회사에서 판매하는 넷스피리트 시리즈는 인터넷과 프록시·파일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는 범용서버이다. 웹을 통해서 서버를 설정할 수 있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고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시스템 환경에 맞게 설정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확장이 쉽고 다른 시스템과의 연동도 용이하며 특히 가격이 리눅스를 채용하지 않은 다른 시스템의 20% 정도로 저렴하다.

 광주이동통신·쌍용양회·삼성건설 등에 웹서버를 구축했으며 지난해에는 20여개 공공기관과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무료로 리눅스 서버를 구축하는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리눅스코리아(http://www.linuxkorea.co.kr)는 최근 리눅스 관리자 교육강좌를 개설하는 등 사업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또 올해에는 그룹웨어업체와 공동으로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는 인트라넷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2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을 올해에는 20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의 한동훈 사장(30)은 97년 하이텔 리눅스동 시솝으로 활동한 전문 리눅서다. 회사의 직원들도 대부분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이다. 『올해 신규 서버시장에서 리눅스가 NT와 어깨를 겨루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한 사장은 리눅스코리아를 아시아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갖는 리눅스 전문기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한다.

 데이콤 보라넷의 리눅스 웹서버 구축과 운영을 맡고 있는 웹데이터뱅크(대표 김대식)에는 리눅스 기술자로 잘 알려져 있는 최준호·김주연씨 등이 포진해 있다. 최준호씨는 프리BSD의 국내 1인자로 나우누리 리눅스동 시솝을 맡기도 했다. 또 김주연씨는 데비안을 한글화하는 「데비안-kr 프로젝트」의 리더였다.

 이 회사는 리눅스에 기본으로 탑재돼 있는 mSQL·mySQL·PostgresSQL과 오라클·인포믹스·사이베이스 등을 연결한 전자상거래 시스템 구축을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컴팩의 리눅스 탑재 제품에 대한 기술을 지원하고 리눅스 관련 컨설팅사업도 하고 있다.

웹데이터뱅크(http://www.wdb.co.kr)는 일본에서 유학하고 있는 김대식 사장이 리눅스에 관심을 갖고 전문가를 찾아다니면서 의기투합하게 된 케이스. 리눅스의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회사답게 국내 시장에서 만족하지 않고 일본 등 해외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의 리눅스 관련 기업들과 제휴 가능성을 타진중이다. 또 아직도 리눅스 설치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윈도에서 리눅스를 설치할 수 있는 새로운 레드햇 배포판을 개발, 다음달중으로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의 김주연 팀장은 『지금까지 리눅스는 기술자 중심의 제품으로만 알려져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기업 사용자들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알짜 리눅스로 유명한 이만용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리눅스비지니스(www.orealinux.co.kr)는 현재 약 6천개의 「알짜 리눅스 5.2」 공식버전을 판매했다.

 이 제품은 레드햇사의 리눅스를 한글화한 제품. 또 미국 ALTA테크놀로지사의 리눅스 장비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리눅스비지니스는 미국 레드햇사와의 제휴를 통해 6.0 버전부터는 중소기업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공식 한글 레드햇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아이씨엠(대표 박상완)은 PC통신 동호회의 대표시솝들이 모두 모여 있는 곳. 대표를 맡고 있는 박상완씨는 천리안의 대표시솝이며 하이텔의 박진우씨, 나우누리의 백종규씨도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또 나우누리의 부시솝이고 알짜 리눅스 패키지 작업에 참여했던 김병찬씨도 아이씨엠(http://www.icm.co.kr)의 멤버다. 이들은 대부분 자신이 참여하는 리눅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회사의 업무를 보고 있다.

 이회사는 산업안전공단의 인트라넷 시스템을 리눅스 기반으로 구축했으며 최근에는 제일모직의 생산공정 모니터링 시스템을 리눅스를 기반으로 구축중이다.

 아이씨엠은 이달중에 시스템 서버용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터보리눅스를 한글화해 FTP사이트 등을 통해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또 리눅스 시스템을 병렬연결해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하는 클러스터링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사장은 『리눅스로 연결한 슈퍼컴퓨터가 세계 100대 슈퍼컴퓨터에 들만큼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이같은 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호회가 주축이 된 다른 리눅스 관련 기업과 달리 데시콤(대표 김동찬)은 처음부터 패키징과 제품의 유지보수에 힘을 기울여왔다.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응용패키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데시콤(http://www.desicom.co.kr)은 중소기업과 학교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는 리눅스 시스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필터링 기술을 채용한 방화벽 「보라매」를 개발, 시판하고 있으며 학교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그룹웨어 구축에 나서고 있다.

 현재 450여개의 기관과 학교에 인터넷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이달중에 저가의 그룹웨어 패키지인 「세미그룹웨어」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패키지는 리눅스를 기반으로 해 저렴하면서도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올해 20억원의 매출목표를 세워놓고 있는 데시콤은 이 제품의 보급을 위해 학교에 무료로 구축하는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이 회사의 김동찬 사장(39)은 『제품을 개발한 후 2개월간은 개발자들을 직접 유지보수에 투입하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피드백이 빠르다』며 『해외 리눅스분야의 틈새시장을 찾아 수출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지그재그소프트(http://ww w.linux.co.kr), 미지리서치(http://www.mizi.co.kr) 등이 리눅스분야의 전문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96년 설립, 해외 리눅스 관련제품의 국내 보급에 앞장서온 지그재그소프트는 올해 안에 한글화한 리눅스를 자체 개발하고 리눅스용 애플리케이션도 개발, 보급할 계획이다.

 한국과학기술원 창업지원센터에 둥지를 틀고 있는 미지리서치는 한글X-R4, HTM 등 리눅스체계에서 한글처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