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인쇄회로기판(PCB) 생산장비가 대량 보급, 국내 시장에서 안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국산 PCB 장비는 일부 중소 PCB업체를 제외하고는 국내 주요 PCB업체로부터 외면당해왔으나 최근 들어 일부 대기업 PCB업체들이 국산 PCB 장비를 구매하거나 구매할 움직임을 보여 국산 PCB 장비가 국내에서 뿌리를 내리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설비투자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온 PCB업체들이 올 들어 설비투자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환리스크를 덜기 위해 국산 PCB 생산장비를 선호하는 경향까지 대두되고 있어 국산 PCB장비업계를 고무시키고 있다.
국내 최대 PCB 생산장비업체인 영화OTS의 경우 그동안 해외 유명 PCB업체에 자동 절단 라미네이팅기를 수출한 것이 알려지면서 국내 유력 PCB업체인 D사가 최근 이를 구매키로 해 회사의 모든 개발인력을 동원, 장비제작에 들어갔다. 안민혁 영화OTS 사장은 『국내 굴지의 PCB업체에 제품을 납품하게 된 것은 장비의 신뢰성을 대내외적으로 공인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하면서 올해안에 10여대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로더·언로더 전문 생산업체인 한송산업도 지난해말 개발한 다층인쇄회로기판(MLB) 내층가공용 본딩머신에 대한 국내 PCB업체의 반응이 좋아 두산전자·대덕전자·하이테크교덴·이수전자 등 10여개 국내 굴지의 PCB업체에 공급하는 실적을 올렸다. 한송산업은 여기에 힘을 얻어 올 상반기를 목표로 PCB외곽을 다듬는 장비인 트리머를 개발, 국내에 공급할 계획이다.
습식 PCB 생산장비 전문업체인 SMC의 경우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브라운옥사이드 산화막 처리장비를 에이스전자에 공급한 것을 계기로 현재 5, 6개 주요 PCB업체와 막바지 장비공급협상을 벌이고 있다. 또 SMC는 최근 들어 국내 PCB업체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멀전틴장비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PCB 자동 검사장비 전문업체인 아이멕스트레이딩은 지난해말 개발한 베어보드 검사장비 「FAstar8000」을 최근 국내 유력 PCB업체인 청주전자와 기주산업에 각각 1대씩 공급했다. 아이멕스트레이딩은 이를 계기로 4, 5개 PCB업체와 시스템 공급협상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