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광부품시장 "덤핑 얼룩"

홍영상 한양정공 사장

 국내 광부품산업이 각광받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한국통신을 비롯한 SK텔레콤·한통프리텔·한솔텔레컴 등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올해 들어 광중계기 등 광시설을 확충하고 있으며 여기에 광부품이 들어가는 위성통신시장도 점차 확대되고 있어 바야흐로 광부품 성장시대를 맞고 있다.

 그러나 정착 기뻐해야 할 광부품업계는 제품을 생산하면 할수록 오히려 채산성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광부품산업은 지난 97년 중소기업 지정품목으로 분류됐다.

 그리고 정부는 중소 전문기업 육성 차원에서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해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했으나 1년도 채 못돼 지난해부터 수의계약 품목에서 해제되면서 경쟁입찰로 전환시켰다.

 경쟁입찰로 전환되자마자 일부 대기업들이 공기업 공개입찰에서 원가에도 훨씬 못미치는 덤핑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중소 전문업체들이 큰 어려움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공기업들은 정부조달 규정만을 앞세우고 대기업들의 덤핑을 눈감아주고 있으며 일부 대기업들은 중소기업 지정품목으로 묶여 있는 법규정을 피해 중소 판매업체를 앞세워 원자재 가격의 40% 수준에서 입찰하는 등 싹쓸이 낙찰이 계속되고 있다.

 이대로 광부품 시장의 덤핑이 계속된다면 중소 전문업체들의 국산화 열기가 급격히 떨어져 국가적으로나 산업적으로 적지 않은 손실이 예상된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은 부품 국산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

 일례로 광부품의 감초격인 감쇠기의 경우 제품 국산화가 되기 전에는 외산이 개당 13만∼14만원에 거래됐으나 국산화되자 가격이 개당 2만∼3만원으로 떨어지는 등 막대한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기술개발에 따른 전반적인 제품가격 인하로 광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해 왔다.

 또한 중소기업으로는 벅찰 정도로 막대한 개발비를 투자해 광 분파기와 분배기, 단·장가변감쇠기 등 여러 품목도 계속 국산화하고 있는 등 선진 외국제품과 품질면에서 동등하거나 오히려 더 좋은 제품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따라서 공기업은 국민의 기업으로서 이제 시작에 불과한 광부품시장의 주요 부품이 외산이 아닌 국산제품으로 대체될 수 있도록 사기업과 다르게 기존 형식과 틀에서 벗어나 적정가격으로의 제품구입과 국산화에 노력하는 생산업체 보호 차원에서 구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 일부 대기업들은 저가를 통한 국내 시장장악보다는 세계시장에서 승부를 거는 의연함을 보여줌으로써 중소기업과 공생을 통한 광부품산업의 기술을 한층 높이는 데 기여했으면 한다.

 특히 세계적인 마케팅력을 갖추고 있는 대기업들은 분야별로 기술력을 갖춘 중소 전문기업들과 제품개발 및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협력체제를 구축,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호 발전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중소 전문기업들도 분야별로 제품 국산화에 한층 노력하는 한편 원가절감과 해외시장 개척 등에 적극 나서 스스로 대외경쟁력을 갖추도록 배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