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리정보기술(대표 임재용)은 최근 급부상하는 모빌컴퓨팅 기술과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결합한 첨단 제품을 개발해 정보기술(IT)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윈도CE 기반의 모빌GIS 솔루션 2종을 개발한 데 이어 이달부터 후속제품과 주변기기·소프트웨어(SW) 등을 잇따라 선보여 모빌컴퓨팅 분야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핸드헬드PC(HPC), 개인정보단말기(PDA) 등에 GIS 검색엔진인 「세라」와 전자지도가 결합된 모빌GIS 솔루션은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드문 제품으로 여기에 위치측정시스템(GPS) 수신용 단말기가 부착되면 완벽한 모빌 솔루션을 갖출 수 있어 물류·보험·제약 등 이동이 잦은 업무를 담당하는 업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지리정보기술은 모빌GIS 분야로 사업을 특화하고 있으며 앞으로 GPS단말기와 성능이 개선된 모빌GIS 솔루션 등을 개발하는 한편 미국·유럽·중국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한국지리정보기술은 모빌GIS 솔루션 시장이 세계적으로 초기단계여서 지금이 시장진입을 위한 적절한 시기라고 보고 삼성전자, 해외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시장개척에 분주하게 나서고 있다.
한국지리정보기술이 이처럼 사업분야를 특화하기로 결정한 것은 기존 업체들과 동일한 사업으로 경쟁하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 한국지리정보기술의 임재용 사장은 『외산 GIS SW를 수입하는 업체들과 중소 GIS업체를 하청업체로밖에 여기지 않는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주도하는 국내 GIS산업 환경에서 전문업체들이 살아남으려면 독특한 기술을 확보하고 남들이 눈을 돌리지 못한 분야를 개척해야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한국지리정보기술은 사업 중심을 모빌GIS 솔루션 분야로 발빠르게 옮겼다. 이 회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자지도와 자체개발한 GIS 검색엔진 「세라」를 기반으로 신문사 지국관리 프로그램, 은행·보험회사 점포관리와 지점별 영업관리 프로그램, 케이블TV 시설물관리 프로그램, 도로시설물 관리 프로그램, 토지매수 관리 프로그램, 백화점 물류배송 시스템 최적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해 영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한국지리정보기술은 대다수 GIS 수요처들이 단지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한국지리정보기술의 기술을 신뢰하지 않아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았으며 97년 말 IMF의 구제금융 여파까지 겹쳐 국내 GIS시장이 침체되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다.
이제 한국지리정보기술은 마케팅 보강과 협력업체들과의 제휴 강화로 모빌GIS 솔루션 시장에 안착하는 과제만 남았다. 외국업체들에 제품을 선보인 결과가 좋아 주문이 밀려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지리정보기술은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중소 GIS업체들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성공사례로 평가된다.
<임재용 사장 일문일답>
-지난해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한국지리정보기술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신기술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배경은.
▲기존 중소 GIS업체들처럼 DB입력이나 하청 위주로 사업을 하면 장기적인 비전이 없다고 판단했다. 한국지리정보기술은 회사나 직원들 모두가 젊고 패기에 차 있어 새로운 사업방향을 모색하기로 결정하고 모빌 분야의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모빌 GIS솔루션 개발을 결정할 때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회사 성격을 규정하는 중대한 시점에서 사장 독단으로 결정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분기별로 한번씩 모든 직원들과 개별 면담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또 사장실을 언제나 개방해 직원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향후 경영목표를 밝힌다면.
▲이미 확보된 기술을 바탕으로 더욱 전문화된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는 등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회사가 되겠다. 또 지난해 어려운 시기를 참고 일해왔던 직원들에게도 만족할 만한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생각이다.
<윤휘종기자 hj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