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방송회관 운영 "마찰"

 목동 방송회관의 운영주체인 방송진흥원과 방송 유관단체간에 방송회관 활성화 방안을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작년 1월 준공된 방송회관은 현재 방송위원회·종합유선방송위원회·방송협회·PD연합회·방송노조연합 등 방송 유관단체가 입주해 있다. 방송회관의 관리운영권은 작년 말 건물관리주체인 구 방송회관과 연구기관인 방송개발원의 통합으로 방송진흥원쪽으로 넘어간 상태다.

 현재 방송회관의 공실률은 50%에 달한다. 방송인들의 요람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 달리 방송회관은 준공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시쳇말로 「파리를 날리고」 있다. 방송회관의 활성화를 철석같이 믿고 입주해 있던 상점들도 지금은 상당수 철수한 상태다. 게다가 케이블TV방송협회·방송문화진흥회 등 방송 유관단체들이 여러 이유를 들어 방송회관 입주에 난색을 표하고 있으며 기독교TV·YTN·동아TV 등 한때 방송회관 입주를 검토했던 방송사들도 별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방송회관 운영방식을 놓고 방송진흥원과 방송 유관단체들간에 불협화음이 생긴 것은 연간 14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지불했던 방송개발원이 방송진흥원으로 통합되면서 임대료를 낼 필요가 없어진 데다 방송위원회·종합유선방송위원회 등 방송 유관단체들이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사무실 면적을 크게 줄여 임대료 수입이 격감됐기 때문이다.

 방송진흥원은 불어나기만 하는 임대사업의 적자 보전차원에서 최근 방송 유관단체가 아닌 삼성생명을 입주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같은 방송진흥원측의 입대사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방송 유관단체들이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있는 것이다. 공익자금으로 조성된 방송회관을 방송인들을 위해 사용해야지 타목적으로 전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방송회관 입주기관들은 최근 「방송회관의 역사성을 모독하지 말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문화부가 공익자금을 지원해서라도 방송회관을 본연의 목적에 사용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처럼 방송 유관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당초 방송회관에 입주하기로 했던 삼성생명측이 입주보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 오피스용 빌딩이 많은데 굳이 마찰을 빚고 있는 방송회관에 들어갈 필요가 있냐는 판단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방송진흥원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처지에 놓여 있다. 건물관리라는 부대사업 때문에 연구기관 본연의 업무에 지장이 초래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고 방송회관 건물을 방송 유관단체들이 입주할 때까지 놀릴 수만도 없다는 데 방송진흥원측의 고민이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