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젝스키스, 뮤직비디오시장서 "한판승부"

 인기 댄스그룹 H.O.T와 젝스키스가 뮤직비디오시장에서 한판승부를 벌인다.

 국내 최정상의 댄스그룹인 H.O.T와 젝스키스는 최근 콘서트 실황을 담은 뮤직비디오를 차례로 선보이며 라이벌전을 벌이고 있다.

 뮤직비디오시장에 선발로 나선 작품은 「H.O.T Live Concert」. H.O.T의 두번째 콘서트 실황을 담은 이 뮤직비디오는 「Intro」 「투혼」 「우리들의 맹세」 「전사의 후예」 등 그들의 히트곡 뿐만 아니라 음반 미수록곡인 이재원 자작곡 「GO 3」를 담은 것이 특징. 특히 강타의 침실을 비롯, 토니·우혁의 숙소, 희준·재원의 집을 배경으로 한 재미있는 화면도 소개되는데, 그들이 사는 집안 곳곳을 처음으로 공개했다는 점도 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3월 선보인 H.O.T의 이 뮤직비디오는 현재 5만개 이상 판매되는 등 판매용(셀스루)비디오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멤버들의 10년 후의 일기 낭독장면과 애니메이션의 절묘한 편집으로 마치 만화 속의 주인공처럼 연출된 뛰어난 화면이 삽입됐다는 소문이 팬들의 입을 통해 알려지면서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 제작사인 포토뮤직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H.O.T의 뮤직비디오가 셀스루시장에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는 등 국내 뮤직비디오의 새 역사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냐며 벌써부터 들뜬 반응을 보이고 있다.

 H.O.T의 거센 바람에 도전하는 젝스키스의 행보도 바빠졌다. 당초 4월 말께 선보이기로 했던 젝스키스측은 맞바람을 일으킨다는 방침 아래 이번주께 뮤직비디오를 발표하기로 했다. 지난달 등촌동 88체육관에서 열린 젝스키스의 실황공연에 은지원의 스크래칭과 이재진이 덴마크 출신의 4인조 록밴드 「블링크」와 함께 「Betty」를 열창하는 장면을 포함한 「99 Live Concert Music Video」가 바로 그것이다.

 이 뮤직비디오에는 작년에 발표한 3집 앨범과 스페셜 음반에 수록된 곡, 그리고 「로드 파이터」 「무모한 사랑」 「기사도」 「폼생폼사」 등 팬들에게 친숙한 레퍼토리를 모두 담고 있어 폭발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업계의 전망이다.

 따라서 이들의 뮤직비디오시장에서의 승부는 적어도 상반기까지 지켜봐야 예측이 가능할 것이란 점이 관전자들의 일반적인 평이다. 다만 두터운 팬들을 확보하고 있고 뮤직비디오시장을 먼저 선점한 H.O.T가 승리를 거두지 않겠느냐는 반응이 다소 우세한 편이다.

 그러나 젝스키스측은 「천만의 말씀」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H.O.T팬들이 젝스키스팬들을 크게 자극한 데다 뮤직비디오시장이 가요시장과는 달리 인기도만으로 성패가 갈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예컨대 미세한 인기도 차이는 판매망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H.O.T는 서점을 중심으로 판매에 나선 반면 젝스키스측은 셀스루제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업체들을 선정하고 나서 서점들과 비디오 판매 전문업체 사이의 대결이라는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H.O.T의 인기가 다소 앞선다 해서 젝스키스를 쉽게 따돌릴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라고 말하고, 『젝스키스의 유통망인 셀스루 전문업체들이 H.O.T의 판매량을 누르겠다고 벼르고 있어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음반업계를 비롯한 셀스루 관련업계는 『H.O.T와 젝스키스의 자존심 경쟁이 시장에 오랜만에 볼거리를 제공하고 수요를 부추길 자양분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선의의 한판승부가 오래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았다.

 업계는 이들의 뮤직비디오가 적어도 30만개 이상씩은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