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신호 관련 전자의료기기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인전자·자원메디칼·메스메드시스템·닥터리·바이오시스·메디아나·메디게이트 등 전자의료기기업체들은 앞다퉈 생체신호 관련 신제품을 개발, 출시하는 등 치열한 기술 개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대 의공학과, 연세대 의용전자공학과, 건국대 의공학과, 삼성종합기술원 의료전자랩 등 대학 및 민간 연구소와 정부 출연연구소까지 업체들과 협력하거나 독자적으로 생체신호 관련 의료기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어 기술 개발 경쟁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고 있다.
생체신호 관련 의료기기란 인체에서 발생하는 각종 신호를 수집, 측정하고 이를 통해 질병 유무를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장비로 전자혈압계·심전계(ECG)·환자감시장치(Patient Monitor)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생체신호 관련 의료기기 개발 경쟁이 치열한 것은 병원당 한두 대가 필요한 여타 장비와 달리 병원의 기초 및 필수장비로 대형 병원의 경우 수십 대를 보유하고 있는 등 시장이 넓고 크기 때문이다. 또 고도의 기술을 요하지 않고 제조 설비 및 공간이 크지 않아도 되며, 비교적 국제 경쟁력도 갖춰 창업이 용이한 것도 요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생긴 전자의료기기 관련 벤처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생체신호 관련 아이템이 주력 제품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생체신호 관련 의료기기 중에서도 기술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일본에 이어 세계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전자혈압계 부문이다. 세인전자와 자원메디칼이 주도하고 메스메드시스템·메디텍 등이 추격하는 양상인 이 시장은 이같은 경쟁의 결과 가정용·병원용·손목형·인공지능형 등 모든 제품군을 갖추게 됐다. 특히 2∼3년 전만 해도 내수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던 일본산을 사실상 몰아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닥터리와 바이오시스가 선발업체며 메디다스·메디게이트 등이 쫓아가는 구도인 심전계 부문도 치열하기는 마찬가지다. 1채널·3채널·6채널·12채널 심전계는 물론 24시간 착용하는 홀터 심전계, 무선 홀터 심전계, 스트레스 심전계 등 다양한 첨단 응용 제품까지 선보이고 있다.
바이오시스·세인전자·메디다스·유니온메디칼 등이 경쟁하고 있는 환자감시장치 부문도 의원급 장비에서부터 병원급 장비를 국산화했으며, 최근 휴대형 환자감시장치까지 개발하면서 외산이 주도하고 있는 이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치열한 시장 경쟁이 기술 개발 경쟁을 부추겨 경쟁력 강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자칫 과열 양상으로 빠져들면 국내업체가 공멸할 우려도 있다』며 『비슷비슷한 기술을 따로 개발하는 것보다 각기 장점을 중심으로 공동 개발 방식을 적용하거나 표준화하고, 부품까지 공동 구매하면 세계시장에서 더욱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므로 경쟁뿐 아니라 거시적 측면에서 협력도 모색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