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정부의 강력한 수출드라이브 정책 실시로 국내 기업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으나 해외시장에서 지식재산권 피해로 시장개척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중국·동남아 등 아시아지역에서의 우리나라 지재권 침해가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 이 지역에서 무역활동을 하고 있는 기업들의 지재권 보호활동 강화와 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8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97년 8월 해외지재권애로신고센터가 문을 연 이후 지난해 말까지 17개월 동안 국내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외국기업들로부터 지재권 침해에 따른 피해를 입어 애로 해소를 호소한 사례는 총 104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지역별로 보면 중국·홍콩 등 중국권이 총 37건으로 전체의 35.6%를 차지한 것을 비롯, 동남아 15건(14.4%) 등 아시아지역이 총 65건으로 전체의 무려 62.5%로 아시아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지재권에 대한 보호가 미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브라질·칠레 등 중남미지역은 22건으로 21.2%를 차지했으며 북미(5.8%), 유럽(4.8%), 아프리카(3.8%)의 순이다.
지식재산권별로는 상표침해에 따른 피해가 83건으로 전체의 81.7%를 차지하고 있고 특허침해도 8.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에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수출에서 자체상표부착 수출로 전환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무엇보다도 모방·도용 등 상표권 침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지재권을 해외시장 현지에 등록하지 않아 피해를 보는 사례도 많은데 특히 「현지인에 의한 무단 선등록」이 35.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등록되지 않은 권리에 대한 위조·침해상품 유통」과 「미등록된 권리에 대한 위조·침해상품 유통」이 각각 27.9%, 26.9%로 조사돼 현지에 권리등록만이 해외 지재권 침해피해를 사전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허청 국제협력담당관실 엄태민 사무관은 『해외시장에서 지재권 침해에 따른 피해는 지재권에 대한 인식이 낮은 후발 개도국에서 빈발, 무엇보다 출처파악이 잘 되지 않고 설사 침해발생 사실을 안다 해도 침해자의 신원파악이 힘들어 형사상·민사상 소송을 제기하기 어려워 대정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이의 대책에 소홀하면 자칫 어렵게 수출을 성사시켜 꿈과 희망에 부푼 우리 중소·벤처기업들을 궁지로 내몰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특허청은 최근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지재권 침해에 따른 피해가 커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례가 빈발함에 따라 주요 교역대상국을 상대로 적극적·공세적인 지재권 통상외교와 함께 전문 법조인단을 통한 법률적 지원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해외지재권애로신고센터에 대한 홍보 강화와 별도 인터넷 사이트까지 개설키로 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