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항공기의 비행 특성과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비행실험장치(시뮬레이터)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소 중형항공기개발그룹(그룹장 임철호)은 지난 96년부터 3년간 총 30억원을 투입, 100∼120인승급 중형항공기 조종실과 각종 계기를 갖춘 엔지니어링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그동안 조종사 훈련을 위한 훈련용 시뮬레이터는 삼성항공과 대한항공 등 일부 항공업체에서 개발했으나 항공기 설계와 제작, 항공 장비의 연구 개발, 운항사고 조사 등을 위한 엔지니어링 시뮬레이터가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장비는 김포공항 등 국내 3개 공항 활주로 및 주변 지형, 항공기 이·착륙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공기 저항, 풍속, 기류 등 각종 운항 상황을 실제와 똑같이 구현할 수 있다. 또 기계 고장, 부품 파손 등 비행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실험상황을 설정해 이에 대응하는 능력을 예측할 수 있는 등 비행 특성과 성능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더욱이 자체 개발한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항공기 블랙박스에 나타난 비행 경로를 역추적해 운항 사고의 원인을 분석하는데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항공우주연구소 노갑성 박사는 『이 장비 개발로 선진국 수준의 비행제어와 항공전자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며 『이 장비를 앞으로 개발할 중형항공기 설계와 빈번하게 발생하는 운항 사고의 분석과 방지를 위해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