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유통업체들이 이동통신 의무가입기간 폐지를 앞두고 가개통한 단말기 처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동전화 대리점들은 정보통신부가 이달 1일부터 의무가입기간을 폐지하고 보조금 지원을 축소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후 신규가입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이에 대응해 경쟁적으로 단말기를 확보에 나섰으나 오히려 4월 들어 가입희망 고객들이 급격히 줄어들어 그동안 재고로 보유하고 있던 단말기 처분에 비상이 걸렸다.
이동전화 대리점들은 특히 지난달 30일까지만 해도 단말기가 없어서 가입자를 유치하지 못할 정도로 단말기 수요가 크게 늘어나자 가개통이나 예약개통 등을 통해 경쟁적으로 단말기를 확보했지만 정작 4월이 시작되자 이들 제품의 처분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대리점들이 재고 단말기 처분에 부심하고 있는 것은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가개통한 단말기의 경우 4월 안에 실개통으로 전환하기만 하면 됐지만 정통부가 최근 이달 10일까지 실개통한 것만 개통단말기로 인정하겠다고 밝힌 것에 따른 것이다.
대형 이동통신대리점들은 이달 들어 서비스 가입고객이 급격히 줄어들자 하위 판매점으로 가개통단말기를 분산·유통시킴으로써 악성재고를 최소화하는 데 나서고 있으나 전량 소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용산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은 지난달 중순 이후 가입자 폭증에 따라 단말기를 이달분까지 대량으로 잡아놓았으나 이달 들어 하루 평균 신규 가입자 수가 지난달 평균 가입자 수의 20∼30% 수준으로 줄어들자 최근 하위 판매점을 통해 물량 해소에 나서 재고를 줄이고 있다.
하지만 이 업체도 정통부가 제시한 10일까지는 전량 실개통으로 전환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사업자측의 후속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
또 강남에서 대형 PCS대리점을 경영하는 K 사장도 단말기를 대량으로 가개통해놓았으나 이달 들어 가입자가 줄어들면서 재고 처분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K 사장은 『재고도 문제지만 이달부터 가격이 오를 것으로 믿고 이미 서비스에 가입한 사람들에게서 아직도 변한 게 없지 않느냐는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