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PC 주변기기를 구매할 경우 문제점은 없을까. 최근 일부 PC통신 동호회의 게시판에는 주변기기를 해외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것에 대한 문답이 늘고 있다. 이들이 올리는 글의 대부분은 해외 유명 쇼핑몰에서 PC용 주변기기를 구매할 경우 가격이 국내에서 보다 싸다는 것.
물론 이 말은 맞다. 해외 유명 쇼핑몰에 전시된 주변기기의 경우 일반 소비자가격에 비해 최고 30% 가까이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 국내보다 싸다는 점은 큰 매력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일부 PC 마니아들은 우송료가 비교적 적게 드는 메인보드·하드디스크 등을 해외 사이트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은 「아웃포스트(http://www.outpost.com)」 「하드웨어스트리트(http://www.hardwarestreet.com)」 등 할인율이 높고 명성이 있어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진 컴퓨터 전문쇼핑몰들이다.
또 C넷이 제공하는 쇼핑몰 검색사이트(http://www.computers.com) 같은 곳은 컴퓨터 관련제품을 판매하는 쇼핑몰들을 전문적으로 링크해 놓고 제품 목록을 찾아가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선택하면 이 제품을 파는 모든 쇼핑몰들과 제품의 가격을 함께 출력해 주기도 한다.
쇼핑몰마다 제품을 구매하는 방법에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대개 제품을 선택하고 물건을 받을 주소와 개인정보 몇 가지를 입력한 후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를 하면 된다.
우송방법에는 FedEx·DHL·UPS 등과 같은 항공화물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과 일반소포 배달을 이용하는 방법이 이용된다. 항공화물 서비스를 이용하면 대개 1주일 정도면 물건을 받을 수 있고, 배편으로 우송해 오는 일반 배달을 선택하면 1달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배달비용은 쇼핑몰 사이트별로 약간 다르지만 항공화물 서비스를 이용하면 30∼50달러 정도이고 일반 배달은 5∼15달러 정도의 비용이 든다. 여기에 컴퓨터 관련 주변기기를 수입할 때는 제품가격에 4%의 관세가 추가된다.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상품을 구매했을 때 국내에서 사는 것보다 바람직하냐는 것이다. 비용만 따져볼 때 제품가격이 싼 것은 맞다.
국내에 정식으로 컴퓨터 관련제품을 수입할 때는 유통마진과 AS를 감안한 추가비용 및 관세가 포함되기 때문에 운송료를 제외해도 직접 쇼핑몰에서 할인가격으로 구매하는 것이 싸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다지 싼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최근 국내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3Dfx사의 부두3 칩세트을 채택한 STB의 부두3 3000 그래픽카드를 살펴보자.
이 제품의 국내 시판가격은 31만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해외 쇼핑몰 사이트에서 구매할 경우 제품가격은 최저 150달러(한화 약 18만원, 달러당 1200원일 경우)다. 여기에 우송비 35달러(4만2000원)와 상품에 대한 관세 4%(7200원)를 더하면 22만9200원이다. 다소 고가지만 안전한 쇼핑몰에서 구매할 경우 제품가격은 160달러(19만2000원), 우송비 50달러(6만원)에 관세를 포함하면 26만원.
잘 알려지지 않는 쇼핑몰에서 구매할 경우 비용만 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안전한 쇼핑몰의 경우도 약 5만원 정도의 가격 차이가 생기는 셈이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제품에 하자가 생겼을 경우 AS를 받을 길이 신통치 못하다는 것이다. 판매처가 미국에 있기 때문에 제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미국으로 제품을 보낼 수밖에 없는데 우송료는 별도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
이밖에도 일부 쇼핑몰의 경우 주문을 받고서도 제품을 보내지 않는다거나 제품이 중간 운송과정에서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전자상거래가 전세계적인 규모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PC 마니아들도 용산전자상가 중심의 제품구매 패턴에서 전자상거래의 방향으로 이동할 것임은 분명할 것으로 보인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