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네티즌을 잡아라"

 「인터넷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여성들을 잡아라.」

 최근 인터넷 기업들에 떨어진 지상과제다. 전자상거래가 새로운 이슈로 등장하면서 가정에서 상품구매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여성을 잡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온라인 업체들에 여성은 그리 중요한 소비자가 아니었다.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80대20으로 소수였을 뿐만 아니라 쇼핑은 물론 커뮤니케이션·정보교환 등 사이버세계에서의 활동도 미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성이용자의 비율이 약 30%로 높아졌고 신규 가입자들의 경우는 여성의 비율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와 함께 민금원·박선영 등 고정팬을 확보한 사이버세계의 여성스타가 속속 생겨나고 있고 동호회에서의 여성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천리안·하이텔 등 PC통신에는 주부동·여성품앗이 등 여성을 주축으로 하는 동호회 활동이 활기를 띠고 있고 일반 동호회에 참여하는 여성의 수도 늘고 있는 추세.

 이벤트나 온라인 설문조사 등 행사에 참여하는 여성의 비율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나우누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면 남성이 월등히 많아 남녀 성별을 맞추기가 힘들었으나 최근에는 응답자의 50%는 여성이고 음식이나 패션 등에 관한 설문조사는 응답자의 60%가 여성일 만큼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의 경우도 아직 여성이용자의 비율이 높지 않지만 성장잠재력은 크다. 인터넷 쇼핑몰인 인터파크의 경우 여성구매자는 전체 이용자의 19%로 아직 남성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구매금액 면에서는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담당자의 설명이다.

 이같은 여성 온라인 이용자의 증가는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에는 미국의 최대 온라인 서비스인 아메리카온라인(AOL)의 경우 가입자의 53%를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

 여성전용 정보서비스 업체인 아이빌리지(http://www.ivillage.com)는 1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우먼」 「사이버걸」 등 유사한 서비스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서비스가 인기를 끌자 AOL은 옥시즌미디어와 계약을 맺고 여성채널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여성시장 공약에 나서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아직은 전자상거래 시대에 대비해 여성이용자를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여성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데이콤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주부층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 아래 인터넷이나 PC통신에 서투른 주부들을 직접 방문해 컴퓨터와 천리안 이용방법을 알려주는 「가정도우미」 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 여성가입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는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와 행사도 적극적으로 벌여 나갈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안에 여성비율을 3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 아래 지난해 9월 개원한 넷츠고 강북여성교육센터를 통해 여성 인터넷 교육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요리와 생활·패션·육아 등 여성들의 관심이 많은 정보를 늘리고 있다.

 나우콤도 최근 패션·액세서리 등 여성 대상의 정보를 대폭 강화하고 있으며 한국PC통신 역시 여성이용자를 직업이나 연령별로 분류,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전자상거래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여성이용자들을 얼마나 끌어들이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패션·생활정보를 추가하는 등의 방법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다양한 여성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