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STB사가 만든 부두3 그래픽 카드는 현재 나와 있는 그래픽 카드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부두3 2000, 3000, 3500 등 세 종류로 출시돼 있다. 이 세 종류는 핵심적인 부두 칩 기능 자체의 차이는 없고 지원되는 코어 클록이 다를 뿐이다. 부두3 2000의 경우 143㎒ 코어 클록을, 3000은 166㎒, 3500은 183㎒를 지원한다. 다만 3000 제품에는 NTSC 방식의 TV로 그래픽을 출력할 수 있는 기능과 단자가 제공되고, 3500 제품에는 디지털 LCD 모니터를 지원하지만 이 기능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극히 적을 것으로 예상돼 제품간 차별을 줄 수 있는 요인은 되지 못한다.
코어 클록의 경우 기존 제품들과 비교해 보면 성능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부두3가 나오기 전까지 그래픽 카드 시장을 평정하고 있던 엔비디어의 리바 TNT나 부두 밴쉬, 부두2 등은 모두 100㎒ 이하의 코어 클록 속도를 갖고 있다. 3500 제품의 경우 이들에 비해 거의 2배에 육박하는 성능의 향상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부두 칩의 약점으로 지적돼 오던 2차원 그래픽 출력 기능도 손색이 없다. 2차원 그래픽 출력에는 디지털 신호를 모니터에 아날로그로 변환시키는 역할을 하는 램댁(RAMDAC)을 2000 제품의 경우 300㎒, 3000과 3500 제품은 350㎒ 수준으로 끌어 올려 2차원 그래픽 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ATI사의 레이지 128이나 매트록스사의 G200 등을 훨씬 능가하는 성능을 보여준다. 이같은 성능 향상으로 부두3는 2046×1536 해상도까지 지원한다.
따라서 부두3 제품은 글라이드 기능에 의존한 3D 게임에 적합한 그래픽 카드에서 2D와 3D를 아울러 최고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다만 부두 2000과 3000, 3500사이에 클록상의 차별점만 존재하기 때문에 오버클록이 매우 성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0 제품을 구매해 3000이나 3500으로 오버클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3D 렌더링도 사용자들의 기대와 달리 32비트 렌더링은 지원하지 않고 16비트 렌더링만 지원하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물론 대부분의 일반 사용자들은 32비트 그래픽과 16비트 그래픽을 구분하기 힘들지만 극미한 화질의 차이에도 신경을 쓰는 마니아들에겐 여전히 불만의 요인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두3가 이같은 성능의 탁월함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우선 기존 3Dfx사가 코어 칩을 공급하고 그래픽 카드 제조업체가 카드를 만드는 방식에서 크게 탈피해 미국 3위의 그래픽 카드업체인 STB사가 전세계적으로 부두3 카드를 독점적으로 만들어 공급하게 됐기 때문이다. 컴퓨터업계의 전통상 특정 제품에 대해 독점적인 생산이 이뤄지면 다른 업체들의 견제가 뒤를 잇기 때문이다.
부두3 2000은 24만원, 3000은 31만원 정도의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