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보인다> 과학체험코스안내

 4월은 과학의 달. 과학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이때를 이용해 자녀에게 과학여행을 떠나보게 한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과학적인 사고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과학행사의 하이라이트로는 한국과학문화재단이 주최하는 과학축전을 들 수 있다. 부산교육대학에서 4월 24일, 25일 이틀 동안 열리는 이 행사는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청소년과학축전」의 축소판으로 50개 프로그램과 30개 코너를 준비, 과학체험과 견학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저학년 관람객들은 공작시간에 모형 비행기·로켓 등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고 과학탐구 시간에는 최근 큰 물의를 일으켰던 레이저 도청기의 원리를 해설하는 강좌도 열린다. 과학축전 행사가 모두 첨단 과학기술만 다루는 것은 아니다. 미니 증기기관차를 비롯해 전통 연 만들기, 신기전 모형전시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서울 코엑스에서는 4월 21일부터 25일까지 「99신기술창업박람회」가 열린다. 신기술 보유기관과 예비 창업자의 만남의 장이 될 이번 박람회에서는 연구소·대학·벤처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150여개의 신기술에 대한 전시와 이전상담이 계획돼 있다.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는 창업 정보를 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과학의 달」에는 지방자치단체, 과학기술관련기관, 민간단체 등 총 150여개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과학문화행사를 준비했으며 이와 별도로 여의도 쌍둥이빌딩에 있는 LG사이언스홀과 분당 한국통신 새 사옥에 있는 한국통신과학관도 각각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더욱 많은 행사를 준비해놓고 과학 애호가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봄나들이 길에 들러볼 만한 과학체험 코스를 간략히 소개한다.

 우선 대덕 연구단지에 있는 기계연구원의 자기부상열차가 최근 전국의 초·중·고교생들에게서 단골 탐방코스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자기부상열차는 4월 14일부터 매주 하루 화요일에만 일반인에 공개할 예정이다.

 관람객 수가 적당히 채워지면 연구소측에서 열차를 태워주는데 운행시간은 5분 안팎이지만 최첨단 부상열차를 직접 타보는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다.

 항공우주연구소는 국내 최초의 다목적 실용위성이 특히 볼 만하다. 내년 하반기 발사예정인 위성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

 또 현재 이 연구소가 개발하고 있는 3단 로켓, 비행기 등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천문대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파 망원경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천문 연구원들의 폭넓고 깊은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생명공학연구소에서는 콩알 크기의 인공 씨감자를 볼 수 있고 모유성분의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 「보람이」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이 이번 행사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프로그램은 「사이언스 데이」. 4월 24일 하루 동안 과학관의 첨단 과학시설뿐만 아니라 대덕연구단지 인근에 산재해 있는 문화재까지 탐방할 계획이다. 출연연구소 견학은 모두 공짜지만 일요일과 격주 휴무인 토요일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관람하기 어렵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 지방에 갈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는 여의도에 있는 사이언스홀과 분당에 있는 한국통신과학관을 한번쯤 둘러볼 것을 권하고 싶다. LG사이언스홀은 4월 들어 하루 평균 관람객 수가 500여 명으로 늘어나 2∼3주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관람이 어려울 정도로 서울과 수도권 초·중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모두 9개로 이루어진 전시관 가운데 학생들을 가장 즐겁게 하는 곳은 환상체험 코너. 어린 학생들은 환상 홈쇼핑 코너에 들러 자신의 얼굴과 체형을 CCD 카메라로 촬영해 컴퓨터에 입력한 후 사고 싶은 옷을 고르면 옷을 입은 모습을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어 탄성을 지르곤 한다.

 첨단 컴퓨터 기술을 한데 모아놓은 「멀티미디어코너」와 「원격학습 코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원격 학습코너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거나 거동이 어려운 장애인들이 각자의 집에서 컴퓨터 모니터와 마이크를 통해 선생님과 얼굴을 마주보듯이 대화하며 공부할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또 특수 안경을 쓰고 미래로 시간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입체 영상관도 인기만점 코너다. 시간여행은 과거로도 열려 있다. LG그룹의 양대 기둥인 LG전자와 화학이 각각 국내 최초로 개발했던 TV, 라디오, 선풍기와 치약, 비누, 칫솔 등을 전시해놓은 역사관에서 어린 학생들은 호기심 어린 표정이 역력하다.

 400여평 규모의 전시실에 「이미지 영상관」 「정보통신관」 등 모두 4개의 과학시설을 갖추고 있는 한국통신과학관도 지난해 9월 개관 이후 7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분당과 과천 지역 최대 명소로 이미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상태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최첨단 시설과 볼거리들로 가득 차 있는 「이미지 영상관」은 프랑스의 유명한 거울 전문 연출가가 입체적인 3차원 영상을 볼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관람객들은 이를 통해 봉화와 파발제도 등 근대 이전의 통신수단에서부터 위성을 통한 영상전화에 이르기까지 통신의 역사를 파노라마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정보통신관」도 정보통신의 기본원리를 관람자들이 직접 조작하면서 학습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터치방식으로 작동하는 PC로 소리가 전기신호로 변환되고, 전기신호를 들을 수 있는 소리로 변환시키는 과정을 설명하는 「전기통신의 원리」 코너와 카메라 앞에 직접 서보기도 하고 마이크에 말을 해보기도 함으로써 아날로그와 디지털 통신의 차이점과 장단점을 비교할 수 있도록 꾸민 「아날로그와 디지털」 코너에는 항상 관람객들이 넘쳐 20∼30명씩 기다리기 일쑤다. 한국통신과학관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