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광장> 글쓰는 재미가 "새록새록"

 『이번 학기가 끝나면 여러분의 글은 참다운 글로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더불어 우리 모두 열심히 읽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가운데 서로를 알게 될 것입니다.』

 동국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개설한 사이버 작문 강좌. 교수님은 컴퓨터 통신이라는 사이버 공간에서 학생들에게 첫 인사를 건넨다. 동국대가 이번 학기에 개설한 강의 중 500명이 넘는 학생이 몰린 이 강의는 모든 것이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진다. 교수진도 사회학과, 연극영화과, 애니메이션학과, 국문과 등 4개 분야 교수들이 참여하고 학생들도 5명씩 조를 짜서 수업을 하기 때문에 일대일 글쓰기 지도가 가능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수강생들이 매주 주제에 맞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면, 친구들이 그의 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인다. 물론 최종적으로는 교수가 학생의 글을 읽고 잘못된 부분을 고쳐주고 조언한다. 교정부호, 심지어 마침표까지 꼼꼼히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수업평가는 제출한 글의 내용뿐만 아니라 토론 및 친구들의 글 수정정도, 인터넷 접속빈도, 자유게시판에 쓴 잡문까지도 고려한다.

 이 강좌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친구들이 서로서로 격려해 가며 글쓰기의 참맛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한 수강생은 『교수님들뿐 아니라 친구들에게까지 글을 검열받다 보니 글쓰기의 재미를 흠뻑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컴퓨터 통신으로만 이루어지는 사이버 강좌가 모든 학생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는 어려운 일. 예상외로 탈락하는 학생도 많다. 처음에는 컴퓨터 통신만 잘하면 대충 학점을 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가, 글도 많이 올려야 하고 토론도 철저히 준비해야 하니까 수강신청을 변경하는 학생들이 생겨나게 된 것.

 지금도 자유게시판을 찾으면 그런 갈등을 호소하는 학생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신문방송학과의 한 수강생은 『정말이지 사이버 작문을 수강하는 학생이라면 한번쯤 수강취소를 고민해 봤을 거예요. 저도 좀 망설였어요. 처음이다 보니 여러 가지로 생소하고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뺏겨 힘들어요. 그러나 학교에 다닐 때 한번쯤 글쓰기 공부에 심취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작문수업 준비에 더욱 열심이랍니다.』

 동국대는 지난해 2학기부터 시행하고 있는 사이버 작문강좌가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자 앞으로는 강좌 숫자와 범위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1학기부터 작문 외에 창작입문, 멀티미디어 개론, 웹문서 작성법, 정보기술의 이해, 이미지 독해 등의 과목도 교실이 아닌 사이버 공간에서 강의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