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송사들이 인터넷 포털(portal)서비스업체의 인수·합병을 본격화하고 있다.
작년 디즈니가 인포식 주식의 절반을 인수하면서 시작된 「TV와 검색엔진회사의 결혼」은 NBC가 시넷의 스냅을, 앳홈 네트워크가 익사이트를, USA 네트워크가 라이코스를 인수하는 등 줄을 잇고 있다.
이는 방송사들이 더 많은 수익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인터넷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되는데, 특히 디즈니와 인포식은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go network」라는 사이트를 통해 당초 목표대로 포털서비스를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작년 6월 디즈니는 인포식의 주식 43%를 인수했다. 그 결과 인포식으로서는 마케팅 능력이 앞선 다른 포털서비스업체를 따라잡는 데 디즈니라는 브랜드가 든든한 뒷배경이 됐고, 디즈니는 인포식을 통해 첨단 인터넷 서비스에 자동 참여한다는 명분을 얻었다. 이를 증명하듯 이들 두 회사의 인터넷 접속 건수가 현재 야후·아메리카온라인·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네번째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시너지효과는 NBC와 스냅의 합병에서도 찾을 수 있다. 작년 6월 NBC는 웹상에서 테크놀로지 뉴스와 정보 서비스를 주로 제공하는 시넷의 포털사이트인 스냅에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NBC는 이에 따라 스냅 주식의 19%인 59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 발표가 나가자 시넷의 주식이 12.12달러가 올라 45.12달러를 기록했는데, 투자가들은 스냅의 낮은 접속률에도 불구하고 주요 네트워크TV회사인 NBC의 지명도와 막강한 마케팅 능력이 스냅의 성공을 보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제2의 케이블TV 회사인 TCI 산하 앳홈은 야후에 이어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회사인 익사이트를 67억달러에 사기로 했다. 이들 두 회사는 고객들이 정보를 원할 때 PC·TV 등의 장치를 사용해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 앞으로 앳홈의 케이블TV망을 통해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USA네트워크 역시 라이코스를 인수, 「USA 라이코스 인터액티브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이들은 고객들에게서 이윤을 얻는 최선의 방법은 「광고를 파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직접 상품을 파는 것」이라고 단정하고 전자상거래에 높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이처럼 방송사들의 인터넷업체 인수·합병 움직임은 인터넷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인터넷이 곧 매스미디어의 범주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방송사들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 것보다도 기존 인터넷회사에 투자함으로써 자신들이 지니지 못한 기술을 얻게 돼 비교적 적은 돈을 들이고도 웹사업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한 요인이다. 인터넷회사 역시 자금력과 마케팅, 풍부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사들과의 거래를 본격화하고 있다.
<자료제공=방송 동향과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