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도 "그린라운드 비상"

 국내 인쇄회로기판(PCB)업계에 그린 원판(Green Laminate) 선풍이 불어오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독일·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환경오염을 유발시킬 수 있는 할로겐족 화합물이 포함된 원판을 사용한 PCB를 탑재한 전자제품의 수입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최근 들어 가시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국내 전자업계와 PCB업계의 대응전략 수립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최근 독일측 바이어로부터 VCR에 장착되는 페놀PCB를 기존 제품 대신 브롬 등 할로겐족 화합물이 포함되지 않은 그린 원판을 사용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받았다』고 설명하고 『내달부터 그린 원판을 이용한 페놀PCB를 VCR에 장착,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덕산업의 한 관계자도 『이미 일본 소니로부터 그린 원판을 사용한 페놀PCB를 수주받아 공급한 적이 있다』면서 『향후 그린 원판을 사용한 페놀PCB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 PCB OBU의 한 관계자는 『그린 원판을 사용한 페놀PCB를 요구하는 국내 전자업체는 아직까지 없지만 조만간 수출 물량의 경우 그린 원판 PCB의 장착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미국 UL규격 승인을 신청해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두산의 한 관계자는 『유럽·일본 등지에서는 이미 그린 원판 수요가 일고 있어 지난해부터 그린 원판을 수출하고 있다』면서 『이르면 오는 7월부터 그린 원판 사용이 법제화될 것으로 보여 국내 가전업계와 PCB업계의 경우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린 원판은 제조공정에 투입되는 할로겐족 화합물 대신 질소·인산계 화합물을 첨가한 제품으로 기존 제품보다 환경오염 유발물질인 다이옥신의 배출량을 최소 10배 이상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린 원판은 (주)두산을 비롯해 일본 마쓰시타·히타치 등 3, 4개 업체가 생산하고 있으며 그린 원판을 이용한 PCB를 생산할 수 있는 국제 규격인 UL의 경우 대덕전자·대덕산업 등이 획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