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최근 발생한 현대전자의 주가조작 문제를 해명하기 위해 지난 9일 오후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을 방문, 반도체 빅딜 타결을 위해 LG측과 성의있는 협상을 벌여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져 반도체 빅딜 협상의 조기 타결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현대의 주가조작 문제가 터져 나온 배경에는 진전 없는 반도체 빅딜 협상에 채찍질을 가하기 위한 정부 측의 경고성 메시지가 들어있다는 재계 시각과 맞물려 정몽헌 회장이 동남아 출장에서 귀국하자마자 금융감독위원회를 방문, 주가조작 문제 외에 반도체 빅딜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 문제에 대해 어느정도 결단이 선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는 당초 고수했던 협상가격 1조2000억원을 2조원까지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최근 「반도체 빅딜 가격은 현대 측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요지의 발언과 함께 반도체 빅딜 협상에서 현대가 소극적이라며 성의있는 자세로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해왔던 점도 현대의 결심을 재촉하고 있다.
따라서 정몽헌 회장의 발언으로 현대와 LG의 빅딜 협상이 급류를 탈 것으로 보여 오는 22일로 예정된 5대 그룹 재무구조개선약정 1분기 이행실적 평가를 위한 「청와대 정·재계 간담회」 이전에 협상 타결의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재계 일각에서도 청와대 방문 이전에 정몽헌 회장과 구본무 LG 회장이 만나 빅딜협상을 최종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