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설비투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 부진하겠지만 투자분위기는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11일 산업은행이 국내 2321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99년 산업설비투자 전망」에 따르면 민간기업의 설비투자 규모는 31조2537억원으로 작년보다 4.7%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10월 조사 때보다는 5.2% 증가한 것으로 내수소비 증가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투자분위기가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의 경우 설비투자는 모두 32조7822억원으로 전년보다 37.2%나 감소했다.
부문별로는 비제조업의 경우 2.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 반면 제조업은 11.4% 감소할 것으로 나타나 경기전반을 이끄는 제조업의 투자부진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제조업 중 중화학공업의 설비투자는 기계(47.7%), 조선(38.7%)업종이 증가세를 보이나 종이제품(-51.5%), 철강(-48.6%), 시멘트(-41.2%) 등이 취약해 작년보다 12.9%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공업은 고무제품(92.6%)과 섬유(16.3%)의 증가세에 힘입어 전체적으로 2.7%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의 설비능력 증가를 위한 투자비중은 98년 60.8%에서 올해 55.1%로 낮아지고 경쟁력 향상과 관계되는 합리화투자는 19%에서 22%로 상승할 전망이다. 연구개발투자비중도 10.1%에서 13%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비제조업에서는 운수업(-41.0%) 및 건설업(-34.6%)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숙박업(40.6%), 가스업(25.6%), 전력(11.7%), 통신업(9.2%)의 투자확대로 전체적으로는 2.2% 증가할 전망이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3.4% 감소에 그치지만 중소·중견기업의 설비투자는 15.7%나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은 장기적인 투자부진은 경기침체와 함께 생산기반 약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정부부문이 유효수요 창출에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근우기자 kw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