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IT산업 "격전 현장"을 가다 (2);TFT LCD 모니터

 세계 모니터 시장에서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모니터가 급부상하면서 국내업체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 미국 시장조사 전문회사인 IDC에 따르면 세계 TFT LCD 모니터 시장규모는 지난해 120만대에서 올해 350만대, 오는 2001년에는 1138만대 수준으로 확대돼 매년 170%의 고속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TFT LCD 모니터 시장의 경우 아직 수요량이 미미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CRT모니터를 대체하면서 점차 주력제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TFT LCD 모니터는 깜박거림이 적어 눈의 피로를 크게 줄일 수 있는데다 두께가 기존 CRT모니터에 비해 6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금융권, 언론기관, 일반 데스트톱PC용으로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LG전자·현대전자·KDS 등 국내 주요 모니터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CRT모니터 중심의 사업을 탈피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TFT LCD 모니터사업을 유망업종으로 분류하고 신제품 개발과 출시에 나서는 등 대대적인 사업확대에 나서고 있다. 또한 콤텍시스템·한국컴퓨터 등 후발 TFT LCD 모니터업체들도 최근 신제품을 출시하고 내수·해외 시장공략에 가세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국내업체간 시장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들 업체는 TFT LCD 모니터 수요가 현재 해외에서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으며 국내시장의 경우 올 하반기부터 시장규모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고 생산과 판매기반을 다지고 있다.

 국내 주요 PC 제조업체들은 이와 관련, 지난해 출시한 14인치와 15인치 제품에 이어 올 들어 17인치와 18인치 등 대형 TFT LCD 모니터 제품 개발과 출시를 서두르고 있으며 동시에 해외시장 개척을 기존 미주지역 위주에서 탈피해 유럽,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주요 모니터 제조업체들은 최근 해외수출 물량이 지난해 말에 비해 월 평균 두배 가량 증가하면서 생산설비 확충에 주력하고 있으나 밀려오는 주문량이 워낙 많아 제때에 제품을 공급하지 못할 만큼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이같은 수출물량 쇄도로 국내 모니터 제조업체들은 패널 공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정도다. 국내 모니터업체들은 이를 통해 올해 350만대로 추정되는 세계 TFT LCD 모니터 시장에서 총 120만대를 공급해 33%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모니터 시장 1위 업체인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TFT LCD 분야에서도 1위를 차지한다는 방침 아래 지난해부터 이 분야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한 결과 최근 성과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TFT LCD 모니터 수출과 관련, 이미 지난 3월 말까지 올해 생산물량 총 60만대의 수출계약을 완료해 이달 이후에 들어오는 수출주문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에 공급해야 할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또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내수시장 공략을 강화하기로 하고 올해 초 17인치 제품(모델명 싱크마스터 700TFT)과 18.1인치 제품(모델명 싱크마스터 800TFT) 양산체제 구축을 완료하고 국내시장에 출시했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모니터사업 분야에서 TFT LCD 모니터를 기반으로 세계시장은 물론 국내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방침 아래 대대적인 사업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에 15인치 제품에 이어 18.1인치 TFT LCD 모니터(모델명 스튜디오웍스 880LC)를 개발, 해외수출을 시작했으며 올 들어 국내시장에도 출시해 금융권·언론·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이 제품판매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수출물량이 지난해 말에 비해 월 평균 두배 가량 증가한 3만대 수준으로 늘어남에 따라 올해 총 35만대의 제품수출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 TFT LCD 모니터사업에 참여한 현대전자(대표 김영환)는 우선 TFT LCD 모니터사업의 역점을 수출에 두기로 하고 수출 총력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이에 따라 최근 월 평균 수출물량을 지난해 3000대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7000대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이를 통해 올해 말까지 총 12만대의 제품 수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전자는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나 가격인하가 가능하고 패널 공급부족 현상이 다소 해소될 올 하반기에 국내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는 KDS(대표 고대수)는 최근 15인치(모델명 KLT-1510A)와 14.1인치(모델명 KLT-1410A) 제품 수출가격을 각각 830달러와 700달러로 책정해 10%씩 인상할 만큼 수출에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