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대용량 저장장치> 주변기기 NO!.. 컴시장 "중심" 우뚝

 중대형서버에 연결되는 대용량 저장장치가 중대형컴퓨터 시장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 컴퓨터 환경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급속히 변화하면서 대량의 데이터를 저장·관리할 수 있는 엔터프라이즈급 대용량 저장장치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저장장치가 「단순 저장매체」나 「보조기억장치」 등 컴퓨터 주변기기 개념에서 벗어나 고유의 중앙처리장치(CPU)와 운용체계(OS)를 채택해 데이터의 저장은 물론 검색·가공을 할 수 있는 독립적인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저장장치에 대한 중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는 기업 네트워크 환경이 확산되면서 데이터웨어하우스(DW)·전사적자원관리(ERP)·데이터마이닝(DM) 등과 같은 데이터 집약 시스템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저장장치가 전산시스템의 조연에서 주연으로 그 역할을 대체하고 있는 데 힘입은 바 크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기업·금융기관·통신업체 등을 중심으로 데이터 집약적인 엔터프라이즈 시스템의 도입에 적극 나서면서 저장장치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컴퓨터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세계 저장장치 시장이 메인프레임과 개방형시스템을 포함해 총 1만 테라바이트(150억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이 황금어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세계 저장장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세계 유력 업체간의 주도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EMC·IBM·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세계 저장장치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들은 대용량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하는 광채널 방식에 기반한 SAN(Storage Area Network) 아키텍처 관련제품을 대거 선보이면서 이 시장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SAN 아키텍처는 저장장치를 전용 네트워크로 묶어 통합·관리하는 차세대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EMC는 최근 이 개념을 더욱 확대한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네트워크(ESN)」 통합 솔루션을 선보이고, IBM도 「광채널 레이드(RAID) 스토리지 서버」와 「광채널 스토리지 허브」 「스톨워치」 등 SAN관련 저장장치 통합솔루션을 주축으로 저장장치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데이터제너럴·휴렛패커드(HP)·히타치 등도 세계 저장장치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첨단 광채널 지원제품을 잇달아 내놓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세계 저장장치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EMC와 IBM이 지난달에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등 협조체제를 유지키로 함에 따라 세계 저장장치 시장을 놓고 업체간의 세력다툼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저장장치 시장 상황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의 경우 지난해 IMF 한파로 대부분의 업종이 침체국면을 면치 못했으나 저장장치 분야만은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금융권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의 흡수합병 및 구조조정이 서로 다른 컴퓨터시스템간에 통합화 현상을 부추겨 오히려 저장장치에 대한 신규 수요를 촉발했기 때문이다. 또한 고객서비스가 생명인 금융기관과 통신업체들이 IMF 한파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베이스(DB) 이중화나 백업용 저장장치를 꾸준히 도입할 것이라는 점도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의 고속성장에 또다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컴퓨터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저장장치 시장이 데이터 증가에 따른 시스템 증설 등 신규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수년간 연평균 50% 이상의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저장장치 전문업체인 한국EMC를 비롯해 한국IBM·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LG히다찌·한국데이타제너럴·한국HP·한국컴팩컴퓨터 등 10여개 업체들이 국내 저장장치 시장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저장장치 조직을 새롭게 재정비하면서 저장장치 채널영업을 강화하는 등 매출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저장장치 시장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메인프레임에서 개방형시스템으로의 급속한 이행을 꼽을 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중앙집중식 메인프레임을 중심으로 형성해왔으나 최근 수요처들이 유닉스서버를 주축으로 하는 개방형시스템으로 무게중심을 서서히 옮겨가고 있다. 저장장치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 엔터프라이즈급 윈도NT서버들이 유닉스와 메인프레임 영역을 침투하게 되면 유닉스환경에서 다시 윈도NT기반의 플랫폼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커 윈도NT기반의 저장장치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장장치업체들의 영업방식도 직판 중심에서 간접판매의 비중을 크게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IBM·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한국컴팩컴퓨터 등이 올들어 협력업체를 보강하면서 본격적인 간접판매를 전개하고 있다.

 저장장치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업체간의 첨단기능을 갖춘 신제품 공급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SAN기반의 광채널 관련제품. 기업의 전산환경 통합화 추세로 인해 이기종 사이의 호환은 물론 대규모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광채널 지원 제품이 크게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광채널 저장장치는 기존 스카시(SCSI)방식의 제품에 비해 신뢰성이 높고 속도가 훨씬 빠른데다 전사적 데이터 관리의 안정성을 확보해 기업의 총소유비용(TCO)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EMC는 통합형 광채널 네트워크 솔루션인 「커넥트릭스 ESN 시스템」과 「커넥트릭스 관리 소프트웨어」 「ESN 프로패셔널 서비스」 등을 제공해 시스템의 고가용성을 실현하고 각종 컴포넌트의 이중화로 오류 발생시에 즉시 시스템 이상을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과 LG히다찌 등도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광채널 지원저장장치의 공급에 주력하는 등 올들어 SAN기반의 광채널 저장장치 시장을 놓고 저장장치업체들의 한판승부가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김영민기자 ym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