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대용량 저장장치> 국내시장 동향

 국내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이 사상 최대의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 올들어 엔터프라이즈급 대용량 저장장치는 폭발적인 수요증가에 힘입어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

 특히 저장장치가 서버시스템의 단순 주변기기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전산시스템의 핵심장비로 부각되면서 저장장치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현상이 고조되면서 메인프레임 및 개방형시스템에 적용되는 대용량 저장장치가 정보기술(IT) 분야의 새로운 유망품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금융기관과 통신서비스업체 등을 중심으로 데이터웨어하우스(DW), 전사적자원관리(ERP), 데이터마이닝(DM) 시스템 구축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대용량 저장장치 수요는 대폭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은 메인프레임 및 개방형시스템을 포함해 1600억원 규모에 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메인프레임용 저장장치는 720억원으로 전체시장의 45%를, 개방형시스템용 제품은 880억원(55%)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올해 국내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의 경우 작년에 비해 56% 성장한 25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저장장치 시장이 이처럼 급성장하자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간의 주도권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엔터프라이즈급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에서는 저장장치 전문업체인 한국EMC를 비롯해 한국IBM·한국HP·한국컴팩컴퓨터·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LG히다찌·한국데이타제너럴 등 10여개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우선 관심을 끄는 곳은 한국EMC와 한국IBM.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EMC가 엔터프라이즈급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면서 시장을 주도했으나 올들어 한국IBM의 도전이 거세지면서 두 업체간 불꽃뛰는 접전이 예고되고 있다.

 한국EMC는 저장장치 시장에서 유지해온 선두자리를 고수한다는 방침아래 데이타게이트코리아·대인컴퓨터 등 저장장치 전문채널을 통한 판매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고가용성의 광채널을 기반으로 한 SAN(Storage Area Network)관련 제품 및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워 기존 고객관리는 물론 신규시장 개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맞서 한국IBM은 올해를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 정상탈환의 원년으로 정해 저장장치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 회사는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에서의 주도권확보를 위해 올들어 저장장치사업부 조직을 기존 제품기획 중심에서 시장중심으로 바꾸고 간접판매 중심의 채널영업을 본격화하면서 저장장치 공급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IBM은 또 「광채널 RAID 스토리지 서버」 「광채널 스토리지 허브」 「스톨워치」 등 SAN 저장장치 통합솔루션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한국EMC에 맞대응하고 있다.

 작년부터 엔터프라이즈급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도 제품영업부에 스토리지전담팀을 신설하고 대용량 저장장치 「스토에지 시리즈」를 공급하면서 저장장치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들어 저장장치 관리와 설치를 위한 윈도NT 및 유닉스환경의 새로운 개방형 저장장치 개발 플랫폼인 「스토어 X」를 발표하는 등 개방형 표준을 원하는 고객 유치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히타치데이터시스템의 제품을 취급하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지난해말 선보인 광채널저장장치 「5800」과 엔터프라이즈급 대용량 저장장치 「7700E」 영업활동을 활발히 펼쳐 나가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저장장치사업을 올해 주력사업으로 정해 채널영업을 강화하는 등 매출확대에 힘을 쏟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국컴팩컴퓨터도 올들어 저장장치사업부를 새롭게 정비, 광채널 방식의 대용량 저장장치인 「스토리지웍스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저장장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이 회사는 제품 이미지 강화를 위해 데이터 용량을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는 가상 스토리지 아키텍처 「ENSA(Enterprise Network Storage Architecture)」의 비전을 제시하는 동시에 저장장치 전문채널을 육성해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국HP와 LG히다찌 역시 광채널 저장장치를 올해 주력제품으로 채택, 신규수요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어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을 둘러싼 업체들간의 공방전은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기업 및 공공기관들이 데이터센터 구축 등으로 산재된 전산자원을 통합적으로 운용하려는 시도가 늘어나면서 SAN 아키텍처를 적용한 광채널 저장장치 수요가 크게 늘어나 앞으로 이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대용량 저장장치시장의 판도변화까지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광채널 저장장치와 더불어 이기종 호환 저장장치도 관심을 끌기는 마찬가지. 서로 다른 컴퓨터시스템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이기종 호환 저장장치가 주목을 받는 것은 기업들의 흡수합병과 구조조정이 일단락되면서 서로 다른 서버기종 간에 체계적인 정보공유와 보호,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EMC·한국IBM·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국내 진출한 외국 중대형 컴퓨터용 저장장치 공급업체들은 다양한 신제품과 관련소프트웨어를 선보이면서 이기종 호환 저장장치 시장 주도권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EMC는 6테라바이트(TB)의 용량을 지닌 「시메트릭스 시리즈」를, 한국IBM은 「시스케이프」 아키텍처 기반의 「스톨워치」 「버추얼 테이프 서버」 등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제품군을 내세워 활발한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도 「스토에지 A7000」 등 이기종 호환 저장장치를 주축으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은 최근 경기회복과 맞물려 기업과 금융권, 공공기관들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업체들간 주도권 다툼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민기자 ym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