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스타 비디오 "참패"

판매용(셀스루)비디오시장을 겨냥한 "인기스타"들의 비디오가 힘없이 주저앉고 있다. 최근 판매용비디오시장에 선보인 인기스타를 앞세운 비디오는 나훈아의 "음치 탈출법", 차승원의 "체험 다이어트 25시", 이주노의 "댄스 팩토리", 최창민의 "All That Dance", 변정수의 아름다운 엄마 만들기" 등 줄잡아 10여종. 이 가운데 변정수의 "아름다운 엄마 만들기" 등 극소수 작품을 제외하고는 "스타"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저조한 흥행성적으로 수모를 겪고 있다.

 지금도 최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나훈아의 「음치 탈출법」의 경우 당초 예상과는 달리 크게 고전하고 있는 케이스. 최신곡을 포함, 「사랑」 「영영」 등의 뮤직비디오 모음집을 수록하고 음치 탈출의 비법을 소개한 나훈아의 「음치 탈출법」은 현재 5000개가량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그의 명성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올들어 TV출연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모델 출신 차승원의 「체험 다이어트 25시」도 판매시장에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다이어트 비디오 고객=여성」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주고객층을 남성들에게 맞춰 제작된 이 비디오는 그의 현장 애드립 등 다양한 작품구성 노력에도 불구, 아직까지 1만여개도 판매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댄스계 최고의 댄서로 불리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였던 이주노의 「댄스 팩토리」는 판매시장에서 힘도 써보지 못한 채 주저앉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고릴라」가 함께 출연하고, 젝스키스와 영턱스클럽의 남현준이 특별 출연해 화제를 모은 이 비디오는 당초 5만개 정도는 나갈 것으로 점쳐졌으나 판매결과는 예상을 밑돈 1만여개에 그쳐 그의 팬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줬다.

 이밖에 탤런트 겸 가수로 활동하는 신세대 유망주 최창민의 「All That Dance」도 2만여개가 판매되는 데 머물렀고, 변정수의 「아름다운 엄마 만들기」는 『체면만 유지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처럼 인기스타들의 비디오가 판매시장에서 잇달아 참패하고 있는 것은 새 아이템을 개발하거나 소비자들의 요구와 수요에 어필하기보다는 「인기」만을 무기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예컨대 수요층에 대한 면밀한 분석 등 과학적인 마케팅 전략을 뒤로 한 채 스타의 명성과 인기도에 집착했다는 것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식상해 있는 「하우 투 프로그램」에 너도 나도 매달림으로써 화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유통망 선정도 문제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음반과 달리 비디오는 유통망에 따라 최소 1만개의 판매량이 오르내릴 수 있는데, 상당수 외주 프로그램 제작사들은 이를 간과하거나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주장이다.

 우일영상의 윤혜숙 셀스루 과장은 『이미 식상한 아이템들은 판매용 상품으로의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고 봐야한다』면서 『셀스루 상품은 어느 특정인의 인기도보다 독특하고 수요타깃이 분명해야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며 제작사들이 새롭고도 다양한 아이템을 개발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이번에 「스타의 인기도만으로는 안된다」는 사실이 시장에서 입증된 것은 제작자들에게 작품성이 떨어지는 하우 투 프로그램은 안된다는 좋은 교훈을 주고, 그 결과 하우 투 프로그램의 질이 향상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