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IT산업 "격전 현장"을 가다 (3);CRT 모니터

 세계 CRT(Cathode Ray Tube)모니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국내 주요 모니터제조업체들이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주요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세계 CRT모니터 시장 규모는 지난해 8700만대에서 올해 9500만대 수준으로 확대되고 오는 2001년에는 1억2000만대 수준으로 급팽창하는 등 매년 12%의 고속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세계 CRT모니터 시장은 이같은 양적 팽창과 더불어 19인치 이상의 대형모니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고 평면모니터 등 신기술을 채택한 고부가가치 제품이 주력으로 부상하면서 질적 팽창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LG전자·현대전자·대우전자 등 국내 주요 CRT모니터 제조업체들은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대만 모니터 업계를 따라잡기 위한 수출 총력체제를 가동하고 이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국내 모니터 제조업계의 이같은 노력으로 국산 모니터는 올해를 기점으로 반도체의 뒤를 이어 국내 경제를 떠받칠 수출효자 품목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국내 모니터 제조업체들은 동시에 국내에서도 대형 모니터 시장기반이 크게 넓어지고 있고 수요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중심에서 점차 일반 유통시장 분야로 이동하고 있는 데 힘입어 시장선점을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즉 국내 모니터 제조업체들은 해외시장은 물론 국내시장에서 동시에 전선을 형성, 격전을 치르고 있는 형국이다.

 제품면에서도 국내 모니터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주력해온 14인치, 15인치 등 소형모니터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는 반면 고부가가치의 대형 모니터와 평면모니터에 주력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시장점유율 13%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올해 CRT모니터 사업에서 평면모니터와 대형모니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워 국내외에서 쌓은 아성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 최근 14인치 모니터를 단종하는 등 소형제품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으며 19인치 신제품(모델명 싱크마스터 900SL)을 개발 출시해 대형 모니터 중심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최근 17인치에 이어 19인치 평면모니터를 출시하고 국내외 평면모니터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에 총 910만대를 수출해 수출물량을 10% 가량 늘릴 계획이다. 또 이 회사는 내수시장 공략을 강화해 올해 국내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60%에서 4%포인트 늘어난 64%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올해 모니터의 사업을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모니터와 CRT모니터로 이원화해 공략하기로 했으며 특히 CRT모니터 분야에서는 평면모니터(모델명 플래트론)를 기반으로 해외와 국내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올 상반기 19인치 평면모니터를 개발, 출시하고 내년 상반기에 21인치 평면모니터를 국내외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올해 모니터 수출물량을 지난해보다 30% 가량 증가한 700만대 수준으로 높일 방침이다.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아성을 크게 잠식한 LG전자는 올해는 내수시장 1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격차 줄이기에 주력해 시장점유율을 지난해에 비해 4%포인트 늘어난 27%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우전자(대표 양재열)는 시장규모가 크게 확대되고 있는 국내외 모니터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 아래 기존에 출시한 15인치와 17인치 모델을 주파수와 해상도에 따라 여러 제품으로 다양화하는 한편 최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19인치 제품을 개발, 올 상반기 국내외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대우전자는 이에 따라 올해 총 250만대의 모니터를 수출하고 내수시장에 지난해보다 3만대 가량 늘어난 10만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전자(대표 김영환)는 최근 19인치, 21인치 제품을 출시해 모니터 제품라인을 다양화한 것을 계기로 올해 내수시장에 총 11만대의 모니터를 판매해 3위 자리를 고수하고 해외시장에 총 200만대 가량을 수출할 방침이다. 이밖에 KDS·한솔전자 등 후발업체들도 최근 세계모니터 시장 급팽창에 힘입어 수출 총력체제를 가동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그동안 주력해온 수출중심에서 탈피해 내수시장 공략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이에 따라 국내 주요 모니터 제조업체들이 올해 총 5조원의 매출액을 달성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25%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