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한국의 독립음반사 (5);인디

 『진정한 독립음반은 기획·제작부터 유통에 이르기까지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합니다.』

 독립음반사 「인디(INDIE·대표 김종휘)」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대다수 신생 독립음반사들이 상업주의적이고 획일적인 주류음악에서 탈피해 그들만의 다양한 음악성을 표출하기 위해 생겨났다면 인디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구조적인 독립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인디의 정신이 잘 나타난 것이 바로 200여개의 직배 판매장에 설치돼 있는 인디레이블 코너다.

 인디는 지난 97년 10월 설립되면서부터 기존 유통망이 아닌 독자적인 음반 배급망 구축에 주력했다. 전국을 발이 닳도록 뛰어다니면서 대학가나 주요 상권의 대형 음반매장들에 독립음반만을 전시·판매할 수 있는 별도의 인디레이블 코너를 만들어줄 것을 요구했다.

 물론 이를 위해 마케팅부 직원들이 일일이 음반을 들고 나가 코너에 배치해야 했고, 판매대금도 팔리는 만큼만 후불로 받겠다는 파격적인 결제조건을 제시해야 했다.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200여개의 직배망을 일궜다. 직접 관할하지 못하는 몇몇 지역을 빼고는 이제는 웬만한 음반매장에 가면 인디코너를 볼 수 있다. 전체 음반유통망의 10% 정도를 뚫은 셈이다.

 이 회사 대표를 맡은 김종휘 실장은 올해부터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유와 실험」이라는 인디정신이 잘 나타난 창의적인 음반들을 속속 내놓아 음악의 다양성에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하루 빨리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첫 시도가 최근 내놓은 80㎜ 싱글 음반 「인디피아 1, 2, 3」과 「에브리 싱글 데이」다. 「인디피아 1, 2, 3」은 지난해 내놓은 독립앨범들의 히트곡인 허벅지의 「예쁜척 베이비」, 청바지의 「게릴라 폭우」, ANN의 「무기력 대폭발」 등을 5곡씩 모아 만든 것이고, 「에브리 싱글 데이」는 직접 발굴한 신인 밴드다.

 톡톡 튀는 젊은이들의 감각이 담긴 곡들을 깜찍한 도넛 CD에 담아 누구나 쉽게 사서 듣고 권할 수 있는 본격적인 싱글음반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다.

 인디는 제작·홍보실장인 김종휘씨를 비롯, 마케팅실장 정희균씨, 프로듀서 김성수씨 등 8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만든 종업원지주회사로 진정한 의미의 독립음반사의 전형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