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98 IT벤치마크> 정보화 투자 "길라잡이"

「우리 회사의 정보기술(IT)과 정보시스템 수준은 어느 정도나 될까. 많은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 운영하는 전산실은 과연 얼마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가.」

 정보기술과 정보시스템 없는 기업활동은 이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정보시스템은 기업활동에 필수적인 기반구조로 자리잡았고 경쟁력 향상을 위해 더 나은 정보시스템이 요구된다. 기업들이 정보화 시스템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보화 투자에 불신을 품는 경우도 있다. 막대한 투자를 했는데도 그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또 정보화 시스템의 특성상 오랜 적응기간과 추가비용 투자를 요구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은 정보시스템 투자에 불신을 갖게 되고 재투자가 필요한 시점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화 투자의 평가를 도와줄 계량화된 벤치마크 지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보화에 대한 올바른 투자를 위한 객관적인 평가자료 제공은 경영자에게 정보기술 부문의 투자확신과 앞으로 정보기술 투자방향을 분명히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진 정보기술 분야 벤치마크 프로젝트는 가트너그룹의 「TOC」 모델, SEI의 「CMM」, 스칸디아그룹의 「스칸디아 비즈니스 내비게이터」, 루빈시스템스의 「월드와이드 IT 벤치마크」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현재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바로 「월드와이드 IT 벤치마크」 프로젝트다. 미국 루빈시스템스가 87년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이 프로젝트는 세계적으로 입증받고 있다.

 지난 97년에 이어 두번째로 경희대학교 와 정보기술 컨설팅 전문회사 투이정보기술리서치가 공동 실시하는 「98 월드와이드 IT 벤치마크 코리아」는 루빈시스템스의 프로젝트를 국내에 본격적으로 적용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 정보기술 수준평가 결과를 토대로 외국 정보기술 수준과 비교함으로써 우리의 현 위치와 정보기술 수준에서의 약점, 문제점을 발견해 이를 개선하고 향상시키기 위한 대처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또 정보화에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도 그 결과에 만족과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을 국내기업들도 절감하는 시점에서 이루어져 이번 프로젝트의 가치가 높아진다.

 이미 선진 외국의 경우 정부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이러한 조사사업을 실시해오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산업 등 일부 산업별로 정보기술 투자현황 또는 정보기술 수준평가의 일부 요인만을 평가한 일은 진행된 적이 있지만 정보기술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프로젝트가 이루어진 것은 「월드와이드 IT 벤치마크 코리아」가 처음이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 해마다 실시돼 이번에 분석한 지표를 기초로 지속적인 갱신, 보완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실제 국내기업들의 정보기술 마인드 공유는 일반화하는 상황이다. 정보기술 도입 중요성과 더불어 효과적인 운영이 기업 경쟁력 확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정보화 투자 결과의 성공과 실패, 즉 정보기술 투자의 객관적 검증절차를 소홀히 했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97년 첫번째 조사때 46개이던 참여기업이 이번에 168개로 3배 이상 늘어난 것은 이에 대한 반증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정보기술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은 적극적인 투자를 망설임으로써 정보화에 뒤떨어져 결국 기업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위기 의식도 점차 커지고 있다.

 벤치마크 지표의 필요성은 그래서 더욱 증대되는 것이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의 최종 보고서는 오는 15일 전자신문사가 서울 여의도 대한투자신탁빌딩에서 주최하는 「제2차 월드와이드 정보기술 벤치마크 코리아」 세미나에 공개 발표된다.

<김상범기자 sb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