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공 정보기술(IT) 솔루션의 수출 길이 처음으로 열렸다.
현대정보기술(대표 표삼수)은 국내 시스템통합(SI) 업체로는 처음으로 미국·일본·프랑스 등 세계 굴지의 IT 업체들의 경쟁을 물리치고 1300만달러 규모의 베트남 중앙은행(SBV) 지급결제시스템 구축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국내 SI업체가 해외에서 수주한 대규모 첫 공공 프로젝트라는 것과 토종 정보기술은 물론 국내 금융제도의 해외 이전이라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베트남 금융현대화 1차 사업으로 추진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세계은행의 예산지원을 받아 베트남 중앙은행과 현지의 여러 시중은행간에 지급결제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오는 2001년 완료 예정인 대형 SI프로젝트다.
특히 지급결제시스템 구축은 은행간의 금융거래에 대한 결제를 모두 전산화하는 베트남의 국책사업으로 현대정보기술은 세계적으로 첨단 수준의 시스템으로 인정받고 있는 우리나라 금융결제원과 한국은행의 지급결제시스템을 현지 금융시스템 환경에 맞도록 응용, 구축할 방침이다.
표삼수 대표는 『미국의 유니시스를 비롯해 일본의 후지쯔와 히타치, 프랑스의 세마 등 전세계 선진 IT 업체가 대거 참여한 가운데 국제입찰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프로젝트에서 이들 유수 업체를 물리치고 우리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한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금융결제원, 정보통신부를 비롯해 한국은행 등 관련 정부기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당초 지난해 말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해외 경쟁사들이 국내기업에 대한 지나친 견제와 이의제기, 재심사 등을 요구하면서 심사일정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차 기술평가에서 각각 1, 3위를 차지한 후지쯔와 히타치가 2위를 기록한 현대를 의식, 막판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대응에 나서기도 했으나 현대는 최종평가(2차)에서 가장 높은 기술점수를 받은 데 힘입어 종합점수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정보기술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으로써 앞으로 베트남이 범국가 차원에서 1억달러 이상의 규모로 추진하는 각종 금융현대화 사업에서도 매우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 프로젝트팀의 황시영 상무는 『이번 사업의 수주를 기폭제로 현재 추진중인 동남아 지역의 SOC 구축사업 등 국제입찰에 적극 참여해 국내 시스템통합 사업의 해외진출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경묵기자 km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