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3개 업종 가운데 정보기술(IT)분야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손해보험업계, 가장 인색한 곳은 제약업계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매출액 대비 IT예산 비율에서는 컨설팅·소프트웨어업계가 1위, 광고·마케팅업계가 최하위인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전자신문사가 경희대 경영학과 박주석 교수팀과 공동으로 지난 10월부터 올 3월 말까지 6개월 동안 국내 23개 업종 16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 분석한 「98 월드와이드 IT 벤치마크 코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98년 한해 동안 IT투자 규모에서 손해보험업계는 기업평균 287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187억원의 정유·가스업계와 168억원의 자금·투자서비스업계가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반해 제약(1억9000만원), 호텔·카지노(3억8000만원), 식음료(6억원), 전기·가스·상하수도(8억원) 등 업계는 전체 23개 업종평균 99억원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돼 국내 기업들의 업종별 IT투자 편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대비 IT예산 비율에서는 컨설팅·소프트웨어와 자금·투자서비스 등 상대적으로 IT적용이 높은 두 업종이 각각 26.0%, 18.3%로 1, 2위를 차지했으나 광고·마케팅(0.1%), 유통·물류(0.2%), 제약(0.2%), 의류·섬유·가구(0.3%)업종 등은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국내 기업들의 지난해 IT 예산규모는 기업평균 72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2.22%로 집계돼 이 분야에서 해외 기업(2.6%)들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예산의 절대액수는 해외기업(2787억원)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기업들의 IT 지출에서는 하드웨어 구입(24.4%), 유지보수·지원(21.8%), 신규개발(12.9%) 순으로 많았다. IT 유지보수 업무의 경우 기능개선(42%), 신기능 추가(36%), 설정·오류수정(22%)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현재 보유중인 IT환경에서 하드웨어 플랫폼은 IBM 중형급 서버(13.6%)를, 개발 플랫폼은 선 워크스테이션(14.1%)이 각각 꼽혔다. 또 운용체계는 선 솔라리스(11.1%), 윈도NT 워크스테이션(10.5%), 윈도95(9.3%) 순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애플리케이션에서는 클라이언트 서버용이 45%로 가장 많았고 개발언어로는 코볼(35.2%)이 여전히 전산실에서 가장 많이 애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산업무 중에는 유지보수 부문에 가장 많은 역점을 두고 있으며 이어 신규개발, 시스템 변경 순으로 비중을 둘 것으로 조사됐다.
소프트웨어 프로세스 성숙수준을 최고 5단계로 나누어 측정한 성능성숙도측정모델(CMM) 분석결과에서는 조사에 참여한 업체의 대다수(94%)가 1단계 수준에 머물러 1∼3단계까지 고른 수준에 위치한 외국업체와 큰 격차를 보였다.
한편 이번 조사책임자인 박주석 교수는 『대다수 기업들이 IT관리를 절차·규정·표준에 따르지 않고 습관적으로 처리함으로써 프로세스 부문이 가장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국내 기업들은 전산시스템 성능개선이나 인력보강·비용부문에만 치우쳐서는 안되고, 프로세스 수준향상과 같은 내용면에 더욱 많은 투자와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98 월드와이드 IT 벤치마크 코리아」는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방법론과 분석도구를 활용해 국내 전 산업계를 망라하는 23개 대표업종의 정보기술 수준을 측정, 외국기업의 평균수준과 비교분석한 국내 최초의 프로젝트로 향후 국내 기업의 정보기술수준 향상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범기자 sbkim@etnews.co.kr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