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영상사업단 어떻게 되나

 「삼성영상사업단에 대한 회생방안이 마련된 것일까.」

 최근 삼성영상사업단의 행보를 지켜보는 업계의 반응은 대체로 「극약처방」이 아닐 것이라는 데로 모아진다.

 「캐치원」 매각 논의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고 영화배급사업은 계속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 13일 미스터리 어드벤처영화인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을 오는 5월 1일 개봉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좋은 시나리오 몇편을 받아놓고 내용을 검토중』이라고까지 말했다. 다른 한 관계자는 『워너부라더스와의 비디오배급을 위한 협상도 구체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삼성의 이같은 움직임을 보면 「사업퇴출」이란 그룹방침이 바뀐 게 아닌가 하는 궁금증이 들게 한다.

 삼성영상사업단은 그러나 여전히 『그룹방침이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예정대로 영상사업에서 손을 떼겠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매각협상이 잘 진전되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삼성이 사업철수를 향해 「소걸음」을 계속하고 있는 배경은 과연 무엇일까. 업계 일각에서는 그룹측이 「국민정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액션무비 「쉬리」 때문이라는 것. 우리영화의 최대흥행을 이끈 회사를 덥석 외국업체에 안겼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한편에서는 그룹측이 영상사업단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하고 있다. 예컨대 삼성영상사업단에서 음악·케이블TV 등 「문제아」들을 정리할 경우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것. 실제로 그룹 구조본부단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장고중이라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이같은 얘기를 종합해 보면 삼성이 여론의 향배를 지켜보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를 테면 삼성에 대한 여론이 동정적으로 흐를 경우 철수방침을 철회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매각협상이 늦어진다고 해서 크게 손해볼 것도 없다는 계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삼성영상사업단의 사업철수 지연은 다분히 전략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대외적으로는 몰라도 내부적으로는 「철수」 결론이 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아무튼 삼성이 영상사업단의 처리문제를 결코 서둘지 않을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