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국 퀄컴사가 독점해 왔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칩 시장이 경쟁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가 CDMA 핵심칩을 개발, 양산에 나선 데 이어 LSI로직·DSP커뮤니케이션스·모토롤러 등 외국 반도체업체들도 국내 이동통신단말기업체와 CDMA칩 공급계약을 잇따라 체결하고 국내시장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연간 6억달러에 이르는 국내 CDMA칩 시장을 두고 선발업체인 퀄컴사와 삼성전자 등 후발업체간 치열한 판매 경쟁이 펼쳐져 칩세트의 가격 인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SI로직은 최근 국내 이동통신단말기업체 중 하나인 A사와 자사의 CDMA IS-95B 베이스밴드 프로세서인 「CBP 2.0B」를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A사가 CBP를 채택한 PCS단말기를 개발해 시험중에 있는데 이르면 올 연말쯤 CBP를 채택한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CBP와 함께 LSI사가 오랫동안 축적해 온 주문형반도체(ASIC) 기술을 A사의 신제품에 적용하고 있어 단말기 제조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말 SK텔레텍에 베이스밴드칩을 공급했던 DSP커뮤니케이션스사는 다음달중으로 IS-95B규격을 지원하는 2세대 CDMA칩을 공급하는 한편 국내 반도체업체에 CDMA칩 생산을 의뢰하는 방식으로 한국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CDMA칩 시장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위탁생산업체에 기술지원을 포함한 다양한 지원도 해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모토롤러는 지난해 말 마이크로컨트롤러(M68K)와 디지털신호처리프로세서(DSP)를 조합한 이동통신단말기용 CDMA칩을 팬택·어필 등 이동통신단말기업체에 공급하는 한편 올해안에 퀄컴사의 제품에 대응하는 새로운 베이스밴드칩을 개발, 국내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밖에 커넥선트(구 록웰)·VLSI 등도 CDMA 베이스밴드 칩세트를 개발, 국내 단말기업체들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발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맞서 퀄컴사는 시장을 지키기 위해 기존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고 신제품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퀄컴코리아는 최근 모뎀칩 「MSM3000」의 공급가격을 기존 「MSM2300」에 비해 소폭 인하키로 단말기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이 회사는 오는 9월에 대기시간을 50% 늘리면서도 크기를 50% 줄인 6세대 칩세트 「MSM3100」을 국내 공급하는 한편 CDMA단말기용 음성인식 소프트웨어와 베이스밴드아날로그(BBA)칩과 전력증폭기 사이에 필요한 신호처리칩 등도 출시할 예정이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