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美 오크테크놀로지 손영권 사장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한국인 기업가로 손꼽히는 손영권씨(43)가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손씨가 경영하고 있는 오크테크놀로지의 한국지사 설립 가능성을 타진하고 미국에서 같이 활동하고 있는 이인근씨(아이크 리)와 공동으로 한국에 투자한 아이팝콘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손 사장은 미국 인텔사에 입사한 지 1년 만인 지난 84년 28세에 인텔코리아 초대 지사장에 발탁돼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오크테크놀로지 사장에 취임하기 전에는 미국의 세계적인 저장매체 회사인 퀀텀사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부문 사장을 지냈다.

 오크테크놀로지는 광저장장치용 반도체, 세트톱박스 등 광대역 제품을 지원하는 시스템 및 칩, 이미지 처리기술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상장기업으로 지난해 1억5800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오크테크놀로지의 주력사업분야인 광저장매체분야에서는 한국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만큼 상호 협력할 여지가 많다고 판단했습니다.』 손 사장은 이와 관련, 『올해 안에 지사 설립을 마치기 위해 현재 지사장을 맡을 사람을 찾고 있는 중』이라며 『지사 성격도 단순한 영업지사가 아니라 디자인센터 및 애플리케이션센터를 함께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퀀텀보다 매출액이 30분의 1밖에 안되는 회사로 자리를 옮기게 된 데 대해 손 사장은 『인터넷 등 새로운 사업영역에서 일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블루칩 회사를 떠나기로 한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손 사장은 그러나 오크테크놀로지가 비록 매출규모는 적지만 상당한 투자자금을 확보하고 있고 관련기술도 갖고 있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손 사장이 특히 관심있어 하는 분야는 인터넷사업. 손 사장은 아마존이 마이크로소프트 같이 될 수 있을지 여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처럼 인터넷사업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분야지만 그만큼 가능성도 많다며 도전의식을 내비쳤다.

 그는 또 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에서 성공의 열쇠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규모를 키우는 일, 그리고 무엇보다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인터넷은 혼자 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파트너십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안 포털사이트를 지향하며 아이크 리와 공동으로 설립한 아이팝콘 사업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야후나 아마존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의구심을 표시하는 시각이 많았다』는 말로 대신했다.

 손 사장은 오크테크놀로지로 자리를 옮긴 조건에 대해 『개인적인 일』이라고 말할 뿐 끝내 밝히지 않았지만 『현재 3달러인 주가를 20달러선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1억달러 이상을 벌 수도 있을 것』이라고 넌지시 내비쳤다.

<이창호기자 chlee@etnews.co.kr>